한국일보

마음에 향기로운 꽃 한 송이를...

2007-05-07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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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세종(대뉴욕지구 태권도협회 이사장)

봄은 양처럼 왔다가 양처럼간다더니 벌써 가정의 달인 5월이 시작되었음을 새삼 느끼낀다. 멀고, 아주 먼 고향하늘 아래 파릇파릇한 잎새 언덕, 그 위에서 어머님의 품안처럼 감미롭고 포근한 봄바람 속으로 스쳐가는 애송이 진달래의 향기를 따라 철없이 뒹굴던 우리들을 지켜보신
‘어머니’를 그리다가 간밤 꿈속에 잠겼다. 혹시나 오래 전 멀리 떠나간 어머니를 꿈에서라도!

그러다가 먼동이 텄지만 창밖에 재잘대는 참새 소리뿐, 어머니의 목소리도, 웃음도, 그리고 자취도 보이지 않았다. 그저 힘없이 구불구불 귓전을 스쳐간 한 줄기의 가냘픈 눈물일 뿐, 아무 흔적 없는 몽상이었다.
어머니! 라고 불러보고 싶었는데… 그래서인지 이불 속에서 철부지처럼 몰래 어머니의 정에 목매어 손발이 터지도록 고생하신 어머님을 외치며 불효자의 용서를 빌었다.우리들의 어머니는 백년이 흘러도, 아니 억년이 흐른다 하더라도 마음속 아주 깊이 보이지 않는 곳에 소중하게 간직하고 있는 단 ‘한 분’ 뿐이다. 우리들이 이 속세를 떠날 때까지 문명
이란 두 글자가 근대에 와서 가족이란 울타리를 벗어나 일년에 한 두번 보고 만나면 그만일 정도로 이산가족을 형성시켰다.


“눈에서 멀어지면 마음에서 멀어진다”고 한다. 참으로 기막힌 구절이다. 물론 불우한 가정에서 자라나면서 자주 듣고 보는 부모들의 비행접시 냄비소동... 밥상 날아가는 전쟁속에 새겨진 부모에 대한 증오 때문에 간혹 철천지 원수인양 부모를 등지고 살아가는 이산가족도 있겠지만 반면 문명으로 인한 원인 제공이 이산가족의 한층 더 큰 근원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아무리 눈에서 , 마음에서 멀어진다 하더라도 부모와 자식간에 쌓은 ‘정’과 서로가 감싸주는 깊은 ‘사랑’을 잊지 말고 분주한 생활이지만 한 달에 단 한번이라도 꼭 어머니, 아버지를 반가이 찾으며 혈육의 애정을 달랜다면 향후 부모님 영전에 흘리는 눈물은 진실한 정과 사랑의 표적일 것이 틀림 없다.

적어도 이번 달에는 나를 낳아주고 뼈와 육신으로 이 세상에 우뚝 서게끔 장엄하게 공들여 키워주신 나만의, 오로지 나만의 어머니, 아버지를 잊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에서 잠시나마 부모를 생각하는 것이 우리 자식들의 도리이며 또한 명철(明哲)한 소행이 아닌가 싶다.이러한 윤리(倫理)는 우리 후손들에게 대대손손 남겨야 할 교훈이라고 믿는다. 자식들의 목소리는 이 세상에서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부모의 가장 값진 자랑이요, 즐거움이며 행복임을 새겨두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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