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한·미 베테랑들의 해후

2006-11-13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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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정(대한민국 재향군인회 미동부지회 회장 직무대행)

대한민국의 국군은 1950년에 발발한 6.25의 북한군 남침으로 인하여 UN군의 기치 아래 참전하게 된 미국군과 더불어 수많은 전투를 수행하면서 혈맹으로써의 관계를 가지게 되었으며 인천상륙작전, 수도 탈환, 흥남 장진호 철수작전, 낙동강 전선 방어작전 등을 통하여 전투 경험을 공유하게 되었다.

1960~70년대의 월남전 참가를 계기로 하여 한국군과 미국군은 사이공, 캄란베이, 나트랑, 호이안, 다낭 등지에서 순망치한의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면서 무더운 정글에서 힘들었던 합동작전을 수행하였었다.
당시의 비둘기, 맹호, 청룡, 백마부대 등이 혁혁한 공훈을 세웠으며 월남전에서 철수하는 마지막 날까지 생사고락을 같이 한 혈맹으로서의 전우관계를 쌓게 되었다.


2000년대에 들어와 테러와의 전쟁에서 우군으로써 도움이 필요한 미국은 또다시 중동의 이라크에서 한국군의 파병을 요청하게 되었다.
전투지역에서 우리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스나이핑을 맞아 쓰러지거나 부비트랩으로 넘어지게 되면 쫓아가서 부둥켜 안고 압박붕대로 지혈을 시켜주었고 휴가지에서 아는 얼굴을 만나면 맥주캔을 나누면서 반가워하였던 전우들이었다.뉴욕 뉴저지에서의 바쁜 이민생활에서 틈을 내어 스토니브룩, 맨하탄, 파라무스에 있는 주립 향군 요양원을 찾았을 때 한국전(1950~1953.7)에 참전하였던 상이용사가 반세기가 지난 이제까지도 휠체어에 몸을 싣고 찾아간 우군의 베테랑들을 맞이하는 노병은 눈시울을 붉히면서 우리의 손을 잡고 놓을 줄을 몰라하였다.

7,80세를 헤아리는 노병들에게는 아리따운 애인도, 독한 위스키도 필요로 하지 않고 따뜻한 미소와 정다운 손길, 값나가지 않아도 되는 가벼운 선물등이 있으면 기뻐하였고 대전, 철원, 원산 등지에서 있었던 기억을 더듬으며 세계속에서 한국이 경제적으로 발전하고 반도체, 자동차, 선박, 비행기를 만들어 전세계에 판매하는 10대 공업, 경제대국으로 우뚝 선 것을 자랑스러워하며 치하하는 경험을 갖게 되었다.
매 해 11월 11일은 US Veterans Day인데 우리들은 맨하탄의 5번가에서 만나게 될 것이다. 한-미 베테랑들의 여망은 우리들이 흘렸던 피와 우리들이 공유하는 무훈들이 후세들에게 평화 증진과 안전에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 그것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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