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나룻배로 시작한 철도 황제

2006-08-18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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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자(의사)

주말에 자동차로 2박3일간 로드아일랜드의 뉴포트 맨션을 둘러보고 왔다.
뉴욕 스태튼 아일랜드에서 떠나 5시간쯤 드라이브 하여 미국 최대 부호들의 호화 여름 별장들이 대서양을 끼고 뉴포트 항구에 즐비하게 자리잡고 있는 미국 동북부의 로드아일랜드, 작은 섬에 도착하였다.
맨 처음 대서양의 파도가 해안절벽에 하얀 거품을 일으키며 부서진다고 하여 부리커스(Breakers) 라는 이름을 지었다는 맨션을 둘러보았다. 부리커스 맨션(Breakers Mansion)은 철도사업의 황제였던 미국의 재벌인 코넬리우스 밴더필드 (1794-1877-Cornelius Vanderbilt)의 손자가 1893년에 지은 여름 호화 별장이다.

16세기 이탈리아 르네상스 의 궁전을 옮겨다 놓은 듯 웅장하고 화려함의 극치였다. 유럽의 르네상스 건축·조각·미술이 함축된 종합예술품이다. 22kt 순금을 입혀 조각을 색인 천정과 신비한 빛깔의 대리석 벽과 샨데리아 불빛이 눈부신 넓은 궁전에서 산업혁명 시대의 절정인 황금시
대(Gold gilded age)를 풍미하던 부호들이 자주 무도회를 열었을 것이다.
부호들은 파티에서 모래상자 속에 다이아몬드를 파묻어놓고 각자 집어 든 사람이 갖게 된다.


부호들은 돈 쓰는 일에 싫증이 나서 아이들이 사탕을 집어들듯이 돈 놀이를 한다. 그들은 많은 업적과 함께 한 무성한 스캔달을 뿌리고 갔다. 궁전의 주인들은 70개의 방에 채워진 값진 가구와 진품들과 재물을 모두 남겨두고 어디론가 연기같이 사라졌다. 공수래 공수거가 아닌가?
꿈의 궁전에서 역사속으로 거슬러 올라가 잠시 시간 개념을 잃었다. 영국으로부터 독립하여 19세기에 접어들어 철도 왕 코넬리우스 밴더빌트(Cornelius Vanderbilt)는 철강 왕 앤드류 카네기, 석유왕 존 록펄러와 함께 미국의 산업성자의 초석을 이룬 주역인물 중에 하나이다.
16650년도에 네덜란드에서 영국 혈통과 독일계 농부인 코넬리우스 밴더필트의 조상은 미국으로 이민와서 스태튼 아일랜드에 정착을 한다. 코모도어(역장)라는 별명으로 불려졌던 그가 16세에 처음 시작한 사업은 맨하탄과 스태튼 아일랜드를 잇는 나룻배로 사람을 나르는 일로 시작하였다. 그 후 철도사업으로 투신하여 철도 왕국을 세운 그는 스태튼 아일랜드에서 태어나 성장기를 보내고 사후에도 이곳에 묻힌다.

나의 이민 정착지도 스태튼 아일랜드이니 믿기 어려운 우연이 아닌가?
그런데 철도황제가 묻혀있는 모라비안 (Moravian)가족 묘지는 우리 집에서 5분 거리에 있다. 또한 같은 장소에 있는 그는 모라비안(Moravian) 교회에 8½ acres 의 땅을 기증하였다. 지금 이 교회는 우리가 살고 있는 커뮤니티의 이웃과 가족들이 모이는 곳이다. 아직도 갈길 이 멀고먼 먼 이민 초년생인 나는 필그림의 후예들과는 아무 상관이 없다고 생각하고 살아왔는지도 모른다.그러나 끝도 없이 넓고 거대한 땅에서 같은 동네에 이민의 뿌리를 내렸으니 실낱 같은 인연이라도 얽혀있는 것이 아닐까?
주말 여행을 떠나 역사의 기념물인 호화별장을 둘러보면서 미국의 산업혁명시대로부터 21 세기의 신화를 이룬 빌 게이츠(Bill Gate)의 오늘의 정보시대까지 훑어 보는 시간이었다. 또한 미래의 전망까지 상상의 날개를 펼 수 있었던 주말 여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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