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민심은 천심이다.

2006-08-17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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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탁(변호사)

‘민심은 천심이다’ - 배심원 재판에서 필자가 즐겨 쓰는 표현이다. 국민을 대표해서 재판에 임하는 배심원의 결정이 곧 하늘의 뜻이라는 말이다. 배심원들도 이 말에 동의하는 것 같다.국민의 투표에 의해서 선출되는 정치인에게는 이 정의가 더더욱 절실하게 느껴질 것이다. 사실
상 국민이 그들의 지도자를 선택할 권한을 행사하는 제도하에서는 국민의 뜻을 하늘의 뜻으로 보아야 한다. 하늘의 뜻이 국민의 선택에서 나타난다.
지난 8일 코네티컷주 민주당 예비선거에서 이변이 일어났다. 민주당의 지도급 삼선 상원의원이며 앨 고어의 부통령후보로 지명되었던 조셉 리버맨이 정치 신입생인 사업가 네드 라몬트에게 패배함으로써 11월에 있을 본 선거에 라몬트가 민주당 후보로 출마하게 된 것이다.

리버맨은 민주당 소속이지만 부시 대통령의 이라크 전쟁을 지지하는 중도 진보적인 반면에 이번 예비선거에서 승리한 라몬트는 이라크 전쟁을 결사적으로 반대하는 확실한 진보성향의 인사다.유세 도중에 그는 만약 자신이 상원에 진출하게 되면 이라크에 파병된 미군을 철수시키는데 앞
장서겠다고 호언했다. 선거구민이 라몬트를 선택한 것은 이라크 전쟁의 종식에 무게를 둔 이유 때문으로 추측한다.50개 주 가운데 한 주의 예비선거 결과를 놓고 전 미국 국민의 뜻을 가름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의구심을 갖는 독자도 있으리라 생각하지만 필자는 대부분의 선거구에서 유사한 생각을 하는 국민이 대다수를 이룰 것으로 예측한다.
국민은 이라크 전쟁에 지쳐 있다. 이라크 전쟁을 종식시키는 것은 민심이며 천심이다.


11월 선거에서 민주당이 상하원의 다수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하며, 대통령 선거에 있어서도 민주당에게 유리할 것으로 추측한다. 이라크 전쟁을 종식시키겠다는 선거공약을 능가할 만한 공약은 없다.대통령은 하늘이 낸다고 한다. 그 하늘의 뜻이 국민의 투표로 표현된다.한국의 민심은 어떠한가. 지난 5월에 있었던 지방선거에서 나타난 결과는 현 정부로부터 완전히 떠나버린 민심을 확실하게 보여준 실례다. 노무현 대통령의 탄핵을 주도했던 이유로 조순형 의원을 낙선시켰던 국민은 그를 다시 선택했다.
그것이 무엇을 뜻함인가. 현 정권을 지지했던 수년 전의 민심이 변했음이다.

극우세력이 지배해온 한국의 정치판에 국민은 실망하고 있었다. 그래서 진보성 개혁에 찬사를 보냈던 것이다. 그러나 진보를 지나서 극좌로 치닫는 현 정부에 국민은 실망하고 있다. 친북 반미를 추구하는 현 정부를 국민의 대다수가 지지하지 않고 있음을 지난번 지방선거와 보궐선거에서 보여줬다. 천심을 보여줬다.
민심이 따로 있고 천심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다. 민심 그 자체가 천심이다.공자님의 천심근본 정치에 대하여 임금님이 반문하기를 천심을 어디서 찾느냐고 물었다. 말씀하시기를 민심(民心)이 바로 천심(天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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