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기자의 눈/ 윈윈

2006-08-16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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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노열(취재1부 차장)

적당한 경쟁은 시장 활성화와 소비자들에 대한 서비스를 향상시키는 데 기폭제가 되는 게 사실이다.하지만 어느 업종을 막론하고 과당 경쟁은 서로에게 상처를 남기게 될 뿐 좋은 결과로 이어지는 경우는 많지 않다.
한인 업계를 돌아보면 이같은 예를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어떤 업종이든 간에 ‘좀 된다’ 싶으면 너나 할 것 없이 뛰어들어 과열경쟁으로 치닫고 결국에 가서는 몇 개 업체가 문을 닫고 나서야 정리되는 모습을 우리는 그동안 수없이 보아 왔다.

최근까지의 한인 미용업계 상황도 이와 별 반 다를 바 없었다.
한인 미용업계는 한인인구 증가와 함께 지난 1990년대 중반부터 폭발적인 성장으로 호황을 구가하면서 많은 업소들이 시장에 뛰어들었다.실제로 한미미용인연합회가 최근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지난 10년 동안 뉴욕시 5개 보로와 롱아일랜드, 업스테이트 뉴욕 지역에서 영업 중인 한인 미용업소가 2배 가까이 늘어났다.


한인 미용업소들의 호황은 어느 업종에서나 마찬가지로 결국, 과다 출점으로 이어지면서 과열 현상이 빚어졌던 것이다. 결국 이같은 문제 발생으로 최근까지도 일부 업소들은 가격 할인은 물론 각종 판촉 이벤트를 펼치며 고객 유치에 안간힘을 쓰며 힘든 나날을 보내야만 했다.
위기감을 느낀 미용업계는 얼마 전 부터 업주들간의 모임을 통해 상생을 모색하고 있다. 그동안의 경쟁 탓으로 20년 전부터 멈춰있던 가격을 현실화하자는 논의가 협회를 중심으로 활발해지고 있는가 하면 가격 경쟁을 지양하고 서비스를 통한 공정 경쟁을 다짐하고 있다는 것이다.

물론 이러한 약속은 강제적인 것이 아니기에 쉽게 와해될 수도 있다. 때문에 서로 신뢰하고 어떤 경우에도 약속을 지키겠다는 업소 경영진의 굳은 의지가 필요하다.

이같은 한인 미용업주들의 상생 의지에 경쟁이 심각한 여타 다른 업종에서도 ‘롤 모델’이 되고 있다고 한다. 오랜만에 듣는 반가운 소식이다.
과당 경쟁의 소용돌이 속에 싸여 있는 많은 한인업계 종사자들에게도 미용업주들과 같은 윈윈 의지가 구현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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