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기자의 눈/ 인터넷 달구는 된장녀 열풍

2006-08-12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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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혜(취재2부 부장)

요즘 인터넷을 보면 된장녀, 된장남이란 단어가 쏟아져 나온다.
한 아나운서와 재벌가 청년의 결혼 소식이 발표된 후 한국에서는 된장녀 열풍이 더욱 거세지며 이런 사회현상을 두고 심리학자들의 심리분석까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된장녀라...
인터넷을 들어가 찾아보니 된장녀를 ‘별로 돈도 없으면서 겉멋에 명품이나 비싼 물건을 사는 여자’로 규정하고 있다. 또 사치스러운 드라마 여주인공, 스타 성공을 꿈꾸는 신인 탤런트, 재벌과 결혼하는 아나운서들도 된장녀로 불려진단다.점심으로 라면이나 1,000원짜리 김밥을 먹으면서 커피는 2~4배가 비싼 스타벅스 커피를 마시는 여자가 된장녀라니...


한마디로 허영심 많은 여자를 일컫는 것 같은데.. 우수한 한국 전통음식인 된장이 어쩌다 이토록 폄하됐을까 생각하니 씁쓸하다.“우리의 것을 소홀히 하는 사대주의적 사고로 궁중에서 먹던 음식이 못먹고 못살 때 먹던 구황음식으로 폄하돼 더 이상 발전하지 못했다”며 분개하던 한 한국음식연구가의 말이 떠오른다.

영양가도 뛰어날 뿐 더러 항암효과, 해독작용 등 여러 효능을 가진 된장을 너무 함부로 사용하는 것은 아닌지.한국 전통 음식 연구에 수십년을 받쳐온 사람들에게는 복장 터지는 현상이 아닐 수 없다. 또한 한국에서 명품 커피처럼 인식되고 있는 스타벅스 커피는 미국 소비자단체의 비만추방 캠페인의 표적이 된 점을 아는 지 모르겠다.

미 소비자단체인 ‘공익과학센터’(CSPI)는 얼마전 회사 제품이 고칼로리, 고지방이어서 비만과 심장질환, 암을 유발할 위험을 높인다는 점을 들어 스타벅스에 대한 반대 캠페인 계획을 밝힌 바 있다.
뜻도 모를 단어들로 가득한 한국 네티즌들의 글을 잠시라도 보노라면 정말로 이국만리 낯선 땅에 살고 있는 기분이 든다.
그러나 한국어와 한국문화를 배우는 이곳 2세들에게 인터넷 속에 나와 있는 단어들을 어떻게 이해시킬까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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