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2세 교육

2006-08-12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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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승용(전 스태튼아일랜드 한인회장)

미국에 살던 한국에 살던 우리 머리 속을 떠나지 않는 것은 자식 교육이다. 혹자는 교육을 위해서 미국으로 이민 왔다고 설명 할만큼 한국의 교육에 문제점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미국의 교육도 문제점이 많다. 지나친 자유, 실용 교육은 많은 낙오자, 인격 부재자를 낳고 있다고 할 수 있다.미국에 살고 있는 우리 이민자들의 자녀교육은 특별한 관심이 필요하다고 본다. 우선 그들은 부모와 달리 타의(부모의)로 미국에 살며 (한국의 존재가 거추장스러울 수가 많다.) 뻐꾸기가 남의 둥지에 알을 낳아 부화한 것처럼 자기 친구들과 모습이 다르고 낮의 문화와 방과 후의 가
정의 문화가 다르고 더 언어도 다르기 때문이다.

소위 얼치기 존재가 되어 부모세대 보다 더 어려운 환경에 처하게 된다. 극단의 이중적인 생활이 강요되게 된다. 이는 우리 부모세대의 각별한 배려와 이해, 지도가 요구된다고 할 수 있겠다. 아니 더 크게 우리 커뮤니티 전체가 그들을 배려, 이해하고 지도 해야 된다고 본다.이를 우
리는 뿌리 교육, 정체성 교육 이라고 부르고 있다.
정체성은 내가 누구냐는 개념을 말할진대, 우리 2세의 정체성은 바람직하기는 코리안 어메리칸 즉 한국계 미국인이 맞는 말일 것이며 생물학적으로 한인, 환경적으로는 미국인인 것이다. 이러한 정체성은 자신을 객관적으로 알고 확실한 정체성의 필요성을 인식할 때 바른 정체성이 형성
되어질 것이다.


내 자식이 한국인임을 스스로 부끄러워하거나 숨기거나 아니면 부정할 때 무리가 따르고 그 어느 쪽에서도 받아주지 않는 박쥐 신세를 면치 못할 것이다.내 자식인 우리 2세들이 한국인임을 자랑스럽게 알고 또 세계 일등 국민인 한국계 미국인임을 느낄 때 그들에게는 자신감이 충만할 것이다. 이러한 정체성은 어떻게 올까?유태인들이 세계 각국에 흩어져 살면서 자신이 유태인임을 자랑스럽게 여기며 또 저마다 속한 나라에서 제 몫을 하며 살아가고 있음을 알고 있다. 미국의 유태인이 미국의 정치. 경제, 문화,
언론, 과학분야에서 괄목한 영향력을 가지고 미국을 좌지우지하는 것의 가장 근본적인 바탕은 그들의 교육에서 비롯되며 정체성 교육에서 나온다고 볼 수 있다. 유태인의 정체성 교육은 정규 학교 교육 외에 자국의 문화와 언어 등의 교육에서 비롯된다.

지난 봄 필자는 스태튼 아일랜드 한인학교 교장을 맡았다 스태튼 아일랜드 한인학교는 뉴욕 일원에 역사가 30년인 유일한 커뮤니티가 지원하는 학교다. 많은 이민 동포들이 스태튼 아일랜드로 이사를 오는 이유 중의 하나도 교육을 위해서이다.

이곳 저곳 많은 단체에서도 한인(한글)학교를 운영하나 스케일상, 전문성 면에서, 정체성 교육은 뒷전이 되기 쉽다. 필자의 나이 이제 환갑이 넘고 인생 마무리를 생각하며 우리 2세들의 앞날을 생각한다. 집 주위에 무궁화 한 그루가 너무 무성하기에 잘랐더니 그 자리에 수 십 그루의 꼬마 무궁화들이 돋아난다.
우리 2세들이 위축되지 않고 튼튼한 기초 즉 정체성을 가지고 각 분야에서 미국사회를 움직이는 한 민족의 후예들로 자리매김을 하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이러한 나의 작은 소망을 담아 가을에 새로이 시작하는 스태튼 아일랜드 학교에 많은 학부형과 학생들의 관심을 부탁 드리며 필자도 최선을 다해서 노력함을 약속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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