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사설/ 안타까운 후보 자격 소송

2006-08-10 (목)
크게 작게
뉴욕한인으로 유일하게 주 하원의원으로 출마한 테렌스 박씨가 후보자격 여부가 불투명해지고 있다. 박씨는 플러싱 제22지구 뉴욕주 하원의원 선거에 출마하기 위해 지난 2,3년간 한인사회의 지원 속에 활동을 벌여왔으나 민주당 지도부의 공천을 얻지 못하고 탈락한데 이어 이번에는 예
비선거의 후보자격마저 박탈당할 위기에 있다.

박씨가 선관위로부터 후보자격을 받지 못한 이유는 수정표지 내 변호사 신청증명 누락에다 제출한 지명청원서 중 표지에 나와 있는 지지서명자들 가운데 상당수의 번호가 개인별 신원확인번호와 맞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같은 문제점을 지적받자 박씨는 후보 자격 회복여부 신청을 뉴욕주 법원에 했지만 이곳에서도 테렌스 박씨의 후보 자격을 인정할 수 없다고 판결했다. 이번 재판에서 결정적인 요인은 수정표지 내 변호사 신청 증명 누락으로, 신청증명이 되어 있지 않았던 것이 문제로 드러났다.

선거관련 변호사라면 누구나 아는, 또 알아야 할 기본상식인 요식행위조차 제대로 갖추지 못해 탈락했다는 이야기다. 아쉽다 못해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테렌스 박씨는 이미 오래전부터 정치활동을 위해 계속 선거만 있으면 후보로 나와 활동하곤 했던 인물이다. 그런데 어떻게 지지 서명서류에 기재를 소홀히 해 문제를 일으켰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또 주위의 변호사나 전문인, 그리고 후원회는 무엇을 했기에 이렇게 중대한 사안을 어리석게 처리했는지 도무지 납득이 가지 않는 일이다.


이런 상태에서 법원에서는 테렌스 박의 소송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테렌스 박은 또 이 판결에 불복, 뉴욕주 항소법원에 항소재판을 이미 신청, 끝까지 싸워 후보자격을 회복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그러나 결과는 지켜봐야 겠지만 전망이 썩 밝지만은 않은 것같다. 만일 이런 식으로라도
해서 자격을 회복한다면 그래도 다행이나 그렇지 못할 경우 한인사회는 허탈감에 빠질 것이다.

그동안 한인사회는 정치인 배출이라는 커다란 기대감에 후원금도 출마한 후보 중에 가장 많은 28만 달러나 걷어 주었고 관심과 배려도 상당히 해온 상태였기 때문이다. 그런데 끝내 부정적인 결과가 나온다면 한인사회는 주류사회 진출은 물론, 정치참여의 길이 더 멀어질 것은 뻔한 일이다. 미국사회로 부터의 이미지도 적지 않게 훼손될 것이다. 그러므로 앞으로는 누가 정치에 참여하더라도 이번 사건을 교훈삼아 다시는 이와 같은 사태가 생기지 않도록 철저히 준비해야 한다. 한인사회도 이번 사태를 면밀히 점검, 올바른 정치참여 문화를 심는데 다같이 힘을 모아야 할 것이다.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