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뉴저지 네일/미용 자격증 무엇이 문제인가

2006-08-10 (목)
크게 작게
박정호(뉴저지 팰리세이즈 팍)

나도 모르게 오랜 세월 신문과 가깝게 하다 보니 전문지식 분야가 하나 생겼다. 2000년부터 매달 한번 또는 2~3개월에 꼭 한 번 정도는 미주판 1면 기사를 가득 채우곤 하는 좥뉴저지 네일/미용 불법 자격증좦에 관한 기사거리와 뒷 이야기다. 문제는 미용국의 거센 단속으로부터 피하기 위하여 많은 한인 맞벌이 여성과 젊은 학생들이 한국에서 허위 경력증을 만들어 브로커에게 일정 수수료를 지불하고 주 미용국에서 필요로 하는 서류와 함께 첨부하여 간단한 필기시험과 면접 시험을 거친 후에 주 정식 자격증을 받게 된다고 한다.

정말로 읏기고, 아쉽고, 창피한 일은 올 봄인가 3~4개의 한인타운 팰팍에 유일하게 자리잡고 있던 한인 네일/미용/마사지학원 사기 사건이다.
그 학원 원장은 주 미용국 검사관으로 그리고 미용국 내 많은 규제와 새로운 규정을 만드는데도 일조하고 활약상이 눈부신, 자타가 인정하는 공인이라고 한다. 그런 사람이 수업료 갈취 및 학원 파산선고 사태까지 몰고 갔는지는 정말로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네일미용업에 종사하고 있는 업계 중진이나 업주들의 이야기를 빌리자면 네일/미용이란 업종을 처음부터 한인 동포사회에 ‘범동포적 차원’에서 접목을 못 시키고 개인의 열정과 계획에 초점을 맞추어 돌아오지 못할 강을 건넌 것 같다고 사람들은 말한다.


여기서 말하는 범동포적 차원은 예를 들자면, 한글로 필기시험을 보고 간단한 실기시험을 갖는다든지, 또는 검증된 본인의 학원에서 일정시간 후에는 어느 정도의 경력을 인정해 주는 기능을 갖든지 하는 것이다.정말로 5,000명 이상의 네일/미용업에 종사하는 한인여성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또 필요로 하는 부분을 충족시켰다면 자동적으로 불법 브로커는 존재하지도, 필요하지도 않은 게 업계의 현실이었다.

’뉴저지 미용/네일 자격증 무더기 박탈’ 이라는 제목의 기사는 이미 지난 2~3년 전부터, 그리고 최근까지 하도 많이 기사화 되고 떠들어서 이제는 별로 가슴에 와 닿지도 않는 기사가 되어버렸다. 업종에 종사하는 한 후배 말에 의하면 팰팍 거주 여성 5명 중 2~3명 정도가 이 업종에 종사하고 있고, 이 업계 종사자들의 수입으로 어린이, 학생, 노인들의 생계까지도 책임지는 정도라고 하면 2만명 이상의 생계가 해결되는 뉴저지 한인 이민자들의 아주 중요한 생업 분야임에 틀림 없다는 것이다.

뉴저지 네일/미용협회에서 이제는 누군가 일어나서 많은 한인 이민 여성들이 편하고 안전하게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하고, 최선을 다해 희생정신으로 이민사회의 등불이 되는 범동포적 단체가 되어주길 바란다. 더 이상 강 건너 불구경 하는 자세로 문제를 덮어두지 말고 적극적인 자세로 조직력을 구축,주 미용국 내에 핫라인 개설 및 영향력 있는 사람들과의 긴밀한 접촉 및 면담 등으로 타민족 보다 더 빠른 정보와 보호를 받을 수 있는 권리를 쟁취하도록 해야 한다.

기초가 튼튼하지 못한 상태에서 최상의 물건, 최고의 제품, 최고의 기술은 아무 소용이 없고 모래성과 같다는 것을 협회는 명심해야 한다. 1년에 한 번 하는 화려하고 거대한 상품 쇼도 중요하지만 우리 주변에는 아주 중요하고 꼭 해결해야 하는 문제들도 많다는 것을 잊지 말았으면 한다. 네일/미용업 종사자들이나 업주들도 마찬가지다. 만약 검증된 좋은 학원이 있다면 귀를 기울이고 소개하고 참여해 많은 정식 자격증 소유자를 배출하는데 도와주어야 하고, 협회에서 주최하는 모든 행사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힘을 실어주어야만 좋은 단체로 건강한 기관, 힘 있는 협회로 거듭날 것이다.

뉴저지 네일/미용업의 붕괴는 팰팍이라는 작은 한인타운의 붕괴도 어쩌면 초래할 수 있다. 팰팍에는 브로드 애비뉴라는 지역이 있다. 100여개의 크고 작은 상점들이 있는데 이 업소의 1/3 이상의 손님들이 네일/미용업 종사자들이라고 한다. 네일/미용 자격증 문제로 많은 여성들과 그
가족들이 하나 둘 떠나 다른 지역으로, 또 타주로 대이동하게 되는 기이한 현상도 일어날 수 있다. 그리고 넘쳐나는 빈 방과 빈 집들로 공허하고 황폐한 유령도시 팰팍이 될 수도 있다. 이 모든 현실은 우리의 실제 상황이며 넘어야 할 과제이고 장애물이며 해결해야만 하는 일들이다.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