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기자의 눈/ 에너지 절약

2006-08-02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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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휘경(취재1부 차장대우)

한국에서 자란 이민 1세들은 누구나 ‘석유 한 방울도 나오지 않는 국가에서 에너지 절약은 필수’라는 공익 광고를 기억할 것이다.
그러나 모든 천연자원이 풍부한 미국에 와서는 에너지 절약이라는 문구를 도통 접하기 힘들다. 이렇다보니 무더운 여름 동안 전기·냉장고·에어컨 등 꼭 필요한 전력 이외에 식기세척기니 헤어드라이어기, 컴퓨터 전원 등 불필요한 전력사용도 별다른 생각 없이 많이 하게 되는 경우
가 다반사다.

지난달 17일 한인들이 많이 거주하거나 비즈니스를 경영하는 퀸즈 북서부 지역에서는 무더위로 인한 전력사용 과다로 정전사태가 발생, 열흘간 이어졌다.거주민은 물론 이 지역에서 레스토랑이나 델리 등을 운영하는 한인들은 정전사태 동안 비즈니스를 할 수 없는 데다 식품이 모두 상해 막대한 피해를 입었다. 또 스태튼 아일랜드와 뉴욕 업스테이트, 롱아일랜드 등 무더위만 닥쳤다 하면 전력 과다 사용으로 정전사태가 속속 발생하고 있다.


뉴욕시정부는 지난달 31일 향후 3일 간 낮 최고 기온이 화씨 100도, 체감온도는 105도를 웃도는 폭염이 지속될 것이라며 경계령을 내렸다. 시정부와 콘에디슨, 롱아일랜드 전력공사(LIPA)는 폭염으로 인해 전력 사용량이 역대 최고를 기록할 이번 주에 다시 한 번 정전사태로 인한 피해가 나지 않도록 전력 사용을 줄여줄 것을 당부했다.
누구나 더위에 약하다. 폭염 때문에 자동차 에어컨을 틀어 놓고 운전하는 것은 당연하고 에어컨, 선풍기 등 전기제품을 항상 틀어놓기도 한다.

정부와 전력공사가 미디어를 통해 에너지 절약 캠페인을 대대적으로 벌이고 있지만 정작 그런 홍보에 공감하고 동참하기란 여간 어려운 게 아니다. 그러나 이럴 때일수록 십시일반이라는 생각으로 모두가 조금씩만 에너지를 절약한다면 전력 과다 사용으로 인한 갑작스런 사고 없이 무더위를 무사히 보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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