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기자의 눈/ 지구 온난화

2006-07-29 (토)
크게 작게
김주찬(취재2부 부장대우)

7월초 함께 휴가를 다녀왔던 한 선배는 “사람들이 ‘지구 온난화’에 무관심한 것이 너무도 이상하다”고 걱정스레 말했다. 빠르면 우리 세대에, 늦어도 우리 아이들의 세대에 닥칠 문제인데 걱정하기보다는 나 몰라라 식으로 대응한다는 것이다.

기후 온난화는 사실 수십년전부터 오랫동안 들어왔던 얘기지만 ‘나만 환경 지킨다고 될 일도 아닌데...’하는 생각에 무관심했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휴가를 다녀온 뒤 화씨 90도가 넘고, 후덥지근하고, 천둥번개와 소나기가 퍼붓는 날씨가 계속되면서 ‘정말 지구 온난화 때문인가’하는 생각이 절로 들고 있다.


지구 온난화가 아니라, 내일 지구의 종말이 온다 해도, 크게 신경쓰지 않는 강심장을 가졌지만 한번쯤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고 판단, 그 선배가 이해해주리라 믿고 한국의 모 블로그에 쓴 선배의 글 일부를 소개한다.
“(지금 극장에서 상영되고 있는) An Inconvenient Truth는 지구 온난화 현상에 대한 다큐멘터리 영화인데 알 고어가 내레이터이자 주요 등장인물이다. 이 영화에 따르면 지금 이대로 가다간 남/북극의 빙하가 녹아서 해수면이 6미터(20 feet) 이상 높아지고 극심한 홍수와 가뭄과 태풍이 몰아쳐서 매년 30만명 이상이 이런 기후 변화 때문에 목숨을 잃는다고 한다. 또 북극의 얼음이 녹아 대량의 차가운 물이 바다로 들어가면 해류의 흐름이 차단돼 거꾸로 지구에 빙하시대가 도래할 가능성도 있다고 한다. 영화 The Day After Tomorrow 처럼. 이게 먼 훗날 얘기가 아니고 50년 내로 도래할 상황이라고 한다.

알 고어는 이 영화에서 미국의 정유 회사들과 자동차 회사들이 지구 온난화가 석유나 석탄 사용에 따르는 이산화탄소 때문이라는 주장에 대하여 조직적인 여론 조작을 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지구 온난화 현상을 부정하는 학술 논문은 하나도 없지만 신문이나 방송에서 나오는 기사 중 반 이상이 온난화 현상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을 담고 있다고 한다.

설사 학계에서 논란이 있다 해도 만일 조금이라도 지구 온난화 현상이 사실이라는 가능성이 있으면 대비해야 하는 것이 상식이 아닌가 싶다. 그런데 지구 온난화 현상에 대한 대책은 무엇보다 미국이 움직여야 큰 효과가 있다. 전 세계 인구의 4%가 미국에 살고 있는데 전 세계 석유의 1/4을 미국에서 쓰고 있고 전 세계 이산화탄소 배출 총량의 1/4 이 미국에서 나오고 있다. (이는 중국, 인도, 일본의 이산화탄소 배출을 합친 것보다 많은 양이라고 한다. 2005년 6월 통계.) 또 전 세계 석유 생산량의 16%가 미국 사람들의 차량 운행으로 소비된다고 한다.”그래서 어쩌라는 말이냐고 반문하는 사람들에게 어떻게 하라고 할 말은 없다. 많은 한인들이 환경 문제가 생존의 문제보다 앞서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환경 문제가 생존의 문제가 될 수 있다. 우리 주위의 환경 문제에 자그마한 관심이라도 가졌으면 하는 마음이다.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