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기자의 눈/ 환불과 교환에 인색한 업소

2006-07-28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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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혜(취재2부 부장)

구입한 물건을 환불이나 교환해주지 않아 손님과 업소가 마찰을 빚는 모습은 종종 볼 수 있는 광경이다.
어느 업소든 손님이 구입한 물건에 하자가 있다며 교환이나 환불을 요구하면 반갑지 않은 일일 것이다. 환불이나 교환은 물건을 파는 것 만큼 중요한 애프터 서비스라 할 수 있음에도 그렇게 여기지 않는 업소들이 꽤나 되는 듯하다.

심지어 영수증을 제시해도 이런 저런 이유로 업소측이 자신들의 잘못이 아니라고 발뺌하는 황당한 사례를 당할 때가 있다. 한국산 상품을 파는 업소들의 주고객은 한인들이다.며칠 전 참으로 황당한 일을 당했다. 한 한인 화장품 가게에서 구입한 화장품에서 냄새가 나 영수증을 들고 찾아가 교환해달라고 했다. 그러나 업소측은 제품에는 하자가 없고 제품을 받치고 있는 접착제 냄새라며 문제가 없다는 것이었다. 콤팩트안 부착제에서 나는 냄새라고 자꾸 우기기에 날씨도 덥고 싸우기도 싫어 그냥 가게 문을 나와 버렸다. 업소측의 주장처럼 화장품 자체가 아니라 화장품 케이스안에서 나는 냄새라고 해도 제품에 문제가 있는 것인데도 제품 하자가 아니라며 냄새나는 화장품을 사용하라니 기가 막혔다.


결국 이 업소는 한 명의 고객을 잃어버린 것이고 이 고객의 아는 사람까지 감안하면 잠재적인 수많은 고객을 놓친 것이다. 전화로 가끔 업소측의 부당함을 고발하는 한인 소비자들의 제보전화를 받았던 기자는 직접 경험해보니 환불과 교환에 인색한 업소들의 실상을 보는 듯했다.주문한 테이크 아웃 음식에서 손님이 먹던 반찬이 나와 식당주인에게 항의했더니 그럴 리 없다며 사과 한마디 안하고 오히려 잘못을 사과한 종업원을 해고하려 한 한인 식당에 대한 제보를 비롯 날씨가 더워지며 한인 업소들에 대한 불평 제보가 늘고 있다.

한인 업소 대부분이 환불, 교환, 사과에 인색한 것은 아니다.
일부 업소들의 잘못된 관행 탓에 다른 한인 업소까지 욕을 먹는 것이지만 같은 한인이라는 이유로 한인 손님들을 너무 쉽게 생각하는 경향이 없지 않은가 곰곰이 생각해볼 일이다. 값이 싼 물건이라도 물건에 하자가 있다면 언제든지 환불 또는 교환조치를 해줘야 한다.편리한 백화점 보다 한인 업소를 찾게 하려면 서비스에 인색하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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