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기본에 충실하라

2006-07-27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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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춘석(뉴욕그리스도의교회 목사)

의사는 히포크라테스의 선서 ‘나의 생애를 인류 봉사에 바칠것을 엄숙히 서약하노라’하면서 사업을 시작한다. 변호사는 가난하고 억울한 사람을 대변하겠다고 선언하며 사업을 한다. 목사는 하나님의 영광을 위하여 섬기겠노라고 안수 받고 목회를 한다. 모든 사람들이 일을 시작하기전의 마음이 어느 사인엔가 서서히 변해가고 있음을 본다. 마음은 항상 그렇지 않지만, 현실이 그렇게 만든다라고 생각한다. 그러기에 때때로 빚진 자의 모습이 있다. 언제나 떳떳함이 요구되는 수많은 전문직의 사람들조차도 처음 생각을 잊고 산다.

농구를 하는 사람도 감독이 시키고 훈련 받은 대로 경기에 임한다면 이길 수밖에 없다고 한다. 그러나 대부분 지는 이유는 좀 더 멋있게 보이려고 폼을 잡다가 공을 빼앗기고 점수를 잃게 된다고 한다.
골프를 치는 친구들은 골프만큼 다양한 변수가 작용하는 스포츠는 없다고 한다. 매번 환경이 바뀌고 채의 수도 여러 가지며, 심리적인 변수도 많기 때문에 골프계에는 완전한 승자가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매 시즌 매 게임마다 끝까지 승자를 예측할 수가 없다한다.


결국 골프는 매번 철저히 기본에 충실해야 한다고 말한다. 화려한 기교보다 담백한 진실이 중요하다. 삶이 힘들어지는 것은 폼을 잡는 일이 많아졌다는 것이다. 기본보다는 보여지는 묘수에 스스로 물들어 가기 때문에 근본조차 위협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 기본은 단순하다. 마치거북이가 토끼를 이긴 것과 같다.“왜 거북이가 이겼을까? 그것은 거북이가 토끼를 보지 않고 오로지 자기만의 목표를 보았기 때문이다. 진짜 승리자는 항상 자기 페이스를 잃지 않고 목표를 향해 계속 걸어가는 것이다.

인생의 성공은 반드시 빠르다고 해서 이긴다고 할 수 없다. 언제나 강하기만한 사람이 이기는 법도 없다. 정말로 이기는 사람은, 거북이처럼 절대 포기하지 않고 자신의 목표만 바라보며 뚜벅뚜벅 걸어가는 사람이다.일본 도요타 자동차에 가면 어느 곳이나 기본을 뜻하는 ‘기(基)’자가 선명하게 새겨져 있다고 한다. 도요타가 차를 잘 만드는 것은 다른 회사보다 매뉴얼이 좋아서가 아니라 매뉴얼에 충실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기본기가 잘못되었다는 것은 / 나무로 치자면 가지가 꺾여서 이상한 방향으로 자라고 있다는 것이다. 거기다가 물 주고 비료 주고 해봤자 / 더 잘못될 뿐이라는 것이다. 그러기에 새로움, 기발함, 독특함을 선호하는 치열한 시장경쟁시대에, 거꾸로 기본에 충실하는 것이 사는 길이라는 것이다.
한국의 홍수에 무너져버린 수많은 가옥들을 보면서 우리는 다시 한 번 기본에 충실한 사람이 요구되고 있다. 성경에서도 잘못되었거든 처음 자리로 돌아가 보라고 권면하고 있다. 처음 자리, 기본, 초심 우리에게 익숙한 단어임에도 불구하고 등한히 여기는 습관이 있다. 더 이상 폼
을 잡지 말고 꼼수를 부리지 말고 선서했던 그 마음을 갖고 살아야 한다. 상식이 통하고, 모든 것이 제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기본이 든든해지는 아름다운 삶이 필요한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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