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황혼 이혼

2005-06-29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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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규(포트워싱턴)

결혼해서 30~40년 이상을 살다가 황혼 이혼을 한다는 것은 박수 쳐줄 일이 아니라 생각한다. 사랑은 힘이 아니고, 언어도 아니고, 사랑은 오래 참는 것이다.69세 할머니가 72세인 할아버지로부터 한국에서 온 가수 쇼에 갔다가 늦게 돌아왔다는 잔소리와 여러가지 이유로 이혼한 경우와 언어폭력으로 이혼한 경우, 사정이야 가지각색이겠지만 나이가 들어갈수록 남자는 여자를 아껴주고 사랑해 주고, 여자는 남자를 더욱 더 존중해 주고 서
로를 의지하면서 남은 여생을 살아간다면 아름다운 인생이 아닐까.

부부 중에 100% 좋을 때가 일생에 몇 번이나 있을까? 순간적으로 도망가고 싶을 때도 있을 것이며, 남편이 나의 전부일 때도, 시시때때로 변하는 남성들을 좋았을 때만 생각하면서 살아간다면 추한 꼴을 누구한테나 보여주지 않을 수도 있을 것이다.


어제는 한 백인노인이 매년 여름방학엔 2주일 동안 무척 바쁘다고 말한다. 이유를 물어보니 이 노인은 두 아들과 딸을 두었는데 세 집에 손자 손녀가 일곱이고 개가 4마리, 고양이가 2마리인데 아들 딸이 2주일 휴가를 떠나면 손자 손녀 7명과 개와 고양이, 자기네 집 개까지 북새통을 친다면서 할머니는 2주일 전부터 냉동실에 많은 음식을 장만하면서 즐거워 한다. 자식들을 위해 2주일 동안 봉사하는 마음이 옆에서 보기에도 마냥 즐거워 보인다.

얼마 전 뉴스데이지에 유대인 노부부의 사진과 사연이 함께 실린 것을 보고 마음이 찡했다. 경제적으로 윤택하게 잘 사는 노부부가 몇년 전부터 남편이 암에 걸렸는데 부인이 남편 없이는 살 수 없다고 동반자살한 것이다. 그 가족이 쓴 글이 매우 감동적이었다.decided to go togeth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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