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사설/ 타민족의 도전에 대비해야

2005-06-21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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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 주종업종의 하나인 드라이클리닝 업계에 최근 중국계와 베트남계가 몰려오고 있어 비상이 걸렸다고 한다. 뉴욕시 일원의 한인 드라이클리닝 업소는 약 2,500개로 전체의 70%를 차지하고 있는데 최근 몇년 사이에 중국계와 베트남계 업소 100여개가 새로 생겼고 계속 증가추세라고
한다. 이 때문에 불황에 시달리고 있는 한인업소들이 일부 지역에서 타민족과의 가격경쟁 때문에 더욱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이다.

드라이클리닝 업계 뿐 아니라 다른 주종업종에서도 타민족과의 경쟁 심화가 골치거리이다. 델리업계는 프렌차이즈의 증가세로 인해 도전을 받고 있으며 네일업계는 중국계와 베트남계의 진출 때문에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와 같은 경쟁 심화에 대한 타개책으로 업소의 전문화,
고급화와 다양화가 제시되고 있다. 일부 대형 네일업소들이 스파 전문으로 업종을 전환하고 있는 것이 이런 추세를 반영한다.

한인들이 주종 업종에서 타민족과 경쟁을 하게 되는 것은 불가피한 현상이다. 한인들이 많이 진출하여 다른 민족의 눈에 띄게 되면 이들도 같은 업종에 진출하기 때문이다. 특히 중국계와 베트남계는 한인들과 비슷한 소질을 가지고 있고 후발주자로서 인건비가 싸다는 장점이 있기
때문에 우리보다 유리한 점도 있다. 이들이 한인업소에서 종업원으로 일을 하면서 일단 노하우를 습득하고 나면 경쟁 상대가 되는 것을 막을 수 없다.


다만 우리가 강구해야 할 일은 이러한 경쟁 심화에 대한 대비책일 것이다. 한인들이 이민 초창기에 시작한 청과상과 흑인지역의 소매상은 과거에 유대인 1세들의 주종사업이었다. 그러나 이들은 이미 대형화 또는 전문화한 소매업과 도매업으로 업종을 전환했고 2세들은 전문직에 진출했기 때문에 한인들이 경쟁 상대가 되지 않았다. 반대로 브로드웨이의 한인 도매업은 고급품목으로 업종을 전환하지 못하고 저가품에 매달리고 있던 상태에서 중국계의 진출에 밀려 상권을 잃어갔다.

지금 한인 1세들의 주종업종은 모두 머지않아 중국계와 베트남계 등 후발 이민그룹의 도전을 받게 될 것이다. 그것은 규모가 영세적이고 노동집약적이고 고난도의 기술직업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타민족과의 경쟁으로 인한 피해를 보지 않기 위해서는 지금과는 반대로 대형화,
전문화, 자본집약적, 고난도의 기술이 필요한 직종과 품목으로 사업을 전환해야 한다. 지금 드라이클리닝 업종에 불어닥치고 있는 타민족의 도전에 대해서는 이와같은 차원에서 타개책이 강구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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