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칼럼/ 뉴욕올림픽, 기필코 성취해야

2005-06-17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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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영(주필)

2012년 뉴욕올림픽을 성사시키기 위한 계획이 숨가쁘게 추진되고 있다. 올림픽 개최권을 따기 위해 가장 필수적 요소인 주경기장을 맨하탄의 웨스트사이드에 신축하려던 계획이 지난주 뉴욕주의 자금지원안 부결로 무산되면서 뉴욕올림픽은 물 건너간 듯 싶었다. 그러나 블룸버그 시장
이 퀸즈의 메츠 구장을 올림픽 주경기장으로 증개축할 계획을 발표하면서 뉴욕올림픽 유치에 새로운 희망이 보이고 있다.

새 계획에 따르면 메츠 구장의 주차장에 6억달러를 들여 새 경기장을 건설하고 1억달러를 들여 현재의 스태디움을 4만5,000석에서 8만석으로 늘린다는 것이다. 뉴욕시와 주는 또 1억6,000만달러의 인프라를 제공할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주경기장과 올림픽 빌리지, 국제방송센터가 모두
퀸즈에 위치하여 대회가 더욱 효율적으로 치루어질 수 있다. 블룸버그 시장은 올림픽 관련 건설공사에서 파업을 하지 않기로 뉴욕시 노조와 합의했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IOC는 이같은 뉴욕시의 새 계획을 인정해 주기로 하여 뉴욕시는 실격 위기에서 간신히 살아남게 되었다. 그러나 오는 7월 6일 싱가폴에서 개최되는 IOC의 비밀투표에서 최종 결정되는 2012년 올림픽 후보지는 경합이 치열한 상태이다. 뉴욕은 파리와 런던, 마드리드, 모스크바와 경합
을 벌이고 있는데 파리가 가장 유리한 상태로 알려지고 있다.
뉴욕올림픽의 개최 구상이 나오게 된 것은 9.11 테러 이후 뉴욕이 테러의 위협 대상이라는 이미지를 개선하고 문명세계가 테러에 굴복하지 않는다는 결의를 보여주기 위한 것이었다.

테러사건 직후에는 이같은 취지가 세계적인 호응을 얻어 당시 경합 도시 중 하나였던 로마는 뉴욕이 2012년 올림픽을 신청하면 경합을 양보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다른 도시들이 올림픽 개최를 포기하기가 어디 쉬운 일인가. 결국 5개 도시의 치열한 경합이 벌어지고 있는 상태이다.
그러면 뉴욕올림픽을 왜 성사시켜야 하는가. 우선 경제적인 이득이 매우 크기 때문이다. 관광산업이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뉴욕 경제에서 올림픽 개최 만큼 관광객을 끌어들이기에 좋은 기회는 없다.

2012년 올림픽이 뉴욕에서 개최된다면 대회 기간은 물론이고 지금부터 올림픽 때까지 7년간 수많은 국내외 관광객이 뉴욕으로 몰릴 것이다. 항공, 교통, 호텔업계는 물론이고 식당 등 유흥업소, 선물가게와 일반 소매업에 이르기까지 큰 혜택을 누릴 수 있게 될 것이다. 또 경기장 건설로 인한 고용 증대도 뉴욕시 경제를 살리는데 큰 몫을 할 것이다. 이것은 뉴욕 뿐
아니라 미국경제에도 긍정적 효과를 주게 될 것이다.

그 뿐 아니라 세계의 경제, 관광, 문화의 중심지인 뉴욕은 올림픽을 계기로 스포츠의 도시로 부상하게 될 것이다. 다른 도시라면 올림픽을 했다고 해서 국제 스포츠의 중심지가 될 수는 없으나 뉴욕은 이미 각 분야에서 세계 최고 도시이며 중심지이기 때문에 스포츠 중심지가 될 기반
을 갖추고 있다는 말이다. 올림픽 개최 시기와 맞춰 그라운드 제로에 월드 트레이드 센터가 재건된다면 올림픽은 뉴욕시에 번영과 도약의 전기가 될 것이다.

특히 새로운 뉴욕올림픽 계획은 한인들에게 특별한 혜택을 약속하고 있다. 뉴욕올림픽이 개최된다면 대부분의 경기장과 선수 숙소, 방송센터가 퀸즈에 위치하게 되며 특히 주경기장인 메츠구장이 플러싱 한인타운과 인접해 있으므로 한인들에게 많은 이득이 돌아갈 수 있다. 세계 각
지에서 온 선수와 관광객이 플러싱을 찾게 될 것이며 플러싱은 올림픽과 함께 세계인의 머리 속에 기억되는 지명으로 남게될 것이다. 이 어찌 마다할 기회이겠는가.

그러므로 뉴욕에 살고 있는 우리는 2012년 뉴욕올림픽의 유치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 어떤 희생이 있더라도 올림픽 개최권을 따내야만 한다. 블룸버그 시 행정부는 최선을 다해 뉴욕의 번영을 약속하는 올림픽 개최권을 확보해야 한다. 이제 3주도 남지 않은 IOC의 최종 결정을 앞두
고 뉴욕에 살고 있는 사람이라면 백인이든 흑인이든 히스패닉이든 누구나 뉴욕올림픽의 성사를 기원해야 하며 특히 한인들은 성원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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