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건강한 가정 만들기

2005-06-06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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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주(뉴욕가정상담소 카운셀러)

“상담소죠…말하기가 좀 어려워서…” , “이런거 여기서 상담해도 되나…”상담소에서 전화를 받다보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매우 어렵게 자신의 이야기를 시작한다. 자신 혹은 가족의 이야기를 얼굴도 보지 못한 다른 사람에게 한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그렇기 때문에 자신의 문제를 표현하기보다는 다른 사람이 알게 될 때의 느낄 수 있는 창피함과 수치심으로 인하여 염증이 난 상처를 그대로 안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다.

안타까운 점은 소독약으로 쉽게 치유할 수 있는 상처가 곪아 큰수술을 해야 할때 상담소를 찾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이다. 필자는 상담소를 찾아오거나 이를 주저하는 사람들을 위해 상담소의 역할에 대해 이 기회를 빌어 설명하고 싶다.흔한 말로 “사람이 살다보면 별의별 일이 다있다”라고들 하는데 상담소에서 일하다 보면 그런말을 몸소 느끼게 된다. 그러나 사람들은 가정폭력이라 하면 사람들은 “부부관계에서만 생기는 것”으로 한정된 정의를 내리기 마련이다.


물론 통계학상으로 가정폭력이라는 것이 남편과 아내 사이에서 많이 일어나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가정폭력은 이보다 더 큰 카테고리로 정의 되어질 수 있다. 가정폭력은 “법적으로는 가정 구성원 사이의 신체적, 정신적, 또는 재산상 피해를 수반하는 행위”를 말한다. 그렇기 때문에 가정폭력은 비단 남편과 아내 사이 뿐 아니라 모든 가족 구성원
사이에서 일어날 수 있다. 결국 “건강한 가정만들기”가 바로 상담소가 존재하는 이유가 될 것이다.

이러한 목적에 부응하기위해 상담소는 다양한 카운셀링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부부관계, 부
부갈등, 부모교육, 청소년문제, 시부모 혹은 부모와의 갈등등 가족 안에서 일어날 수 있는 다양
한 문제들을 다루고 있다.
상담 이외에도 워샵과 지지그룹과 같은 다양한 그룹활동도 하고 있다. 개인을 대상으로 하는
상담도 중요하지만 그룹활동을 통해 그룹멤버 역시 서로 배우고 지지하는 관계를 성립할 수 있
다.
WISH(Women for Independence, Support and Hope)그룹은 여성들의 자아성장을 위한 프로그
램이다. 총 10회의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여성들이 “자아찾기”를 위한 여정이 진행된다.
작년부터 새롭게 시작한 Tech Talk는 아동과 성인을 대상으로 하는 프로그램으로서 기본적인
컴퓨터 기술을 배움과 동시에 미국문화에 보다 자신감 있게 적응하는데 도움을 주고 있다.
Filial Therapy는 아동을 대상으로 하는 프로그램이다. 이는 놀이를 통해서 부모와 자녀가 건강한 의사 소통을 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아이가 자신의 감정과 의사를 자연스럽게 표현하는 것은 건강한 성인으로 성장하는데 밑거름이 되는 것이다. 호돌이 방과후학교 프로그램은 이민 초기 가정의 아이들이 겪을 수 있는 어려움을 함께 나누기 위한 것이다.

아이들이 사회성과 정서가 발달되지 않은 상황에서는 어떠한 발전도 이루기가 어렵다. 호돌이 방과후학교는 아이들에게 가장 밑거름이 되는 정서 함양과 사회성 발달에 초점을 두고 있기에 다른 방과후 프로그램과 차별화될 수 있을 것이다. 이 밖에도 자원봉사를 통해 청소년들의 지도력을 향상시키는 청소년 커뮤니티프로젝트팀, 언니/형프로그램, 자원봉사자 교육프로그램등이 있다.

커뮤니티 내의 다양한 문제해결에 도움이 되기위해 위와 같은 프로그램을 실시하고는 있으나 모든 문제를 상담소에서 해결할 수는 없다.
그러나 상담소의 카운셀러들은 매번 새로운 케이스를 경험하면서 매순간 배우고 있다. 상담소의 작은 힘이 커뮤니티를 건강하게 만드는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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