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기자의 눈] 민족 지도자에 관심을

2005-05-27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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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휘경(취재1부 기자)

어린 시절 위인전을 읽으면 빠짐없이 등장하는 인물이 백범 김구 선생이다. 김구 선생은 자신의 목숨을 아끼지 않고 독립 운동에 참가하고 해방 후에는 남북한의 통일을 위해 일생을 바친 겨레의 지도자이다.

한국에서야 백범 김구 선생의 겨레를 위한 삶과 사상을 기리기 위해 지어진 백범 기념관도 있고 해마다 때가되면 전시회나 강연회가 꾸준히 열리지만 미국 뉴욕에서 김구 선생의 업적을 접하기란 쉽지 않다.


얼마 전 백범 김구 선생 기념 사업회 뉴욕지회가 맨하탄 코리아 소사이어티에서 백범 김구 겨레 사랑전을 개최해 선생의 발자취가 담긴 31점의 사진을 전시한다고 해 방문한 적이 있었다.

전시회에는 백범의 임시 정부 당시 활동과 해방 후의 활동, 백범의 국민장과 윤봉길, 이봉창 의사의 사진이 홀과 전시관 등에 나란히 걸려있어 그의 활동과 업적을 시기별로 한 눈에 볼 수
있었다.

기대를 모았던 이 전시회에는 리셉션이 끝날 때까지 협회 관계자들과 외국인 일부를 포함해 20
여명 남짓 밖에 참석하지 않았다. 협회는 당초 한인 2세들과 자녀들에게 백범의 활동을 보여주
길 원하는 학부모들이 대거 참석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었다. 그러나 정작 전시회 첫날에는 백범을 평소 존경해오던 일부 외국인들 밖에 참석하지 않았다.

협회 관계자에 따르면 전시회 방문자 중에는 오히려 한국 역사에 관심이 있어 백범의 업적을 자세히 알고 싶어 하는 외국인들이 한인들보다 더 많다고 한다.

미국에 살면서 한인들이 가장 걱정하는 것이 자라나는 2세, 3세들이 역사의식과 정체성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가정과 한국학교뿐만 아니라 요새는 언론매체를 통해 한국어와 한국문화를 열심히 배우면서 한국인으로서의 정체성을 키워나가는 한인 어린이들이지만 역사속 민족 지도자들을 접하기란 쉽지 않다.

전시회가 멀리서 열리는 것도 아니다. 주말을 이용해 가족이 나들이 간다는 생각으로 코리아 소사이어티를 방문해 겨레를 위해 목숨을 바친 김구 선생의 전시회를 한두 시간 방문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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