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우리는 무엇을 보여줄 것인가”

2005-05-21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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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혜(취재2부 부장대우)

5월은 아시안 문화유산의 달이라 한국을 비롯 아시아 각국의 전통 문화를 보여주는 아시안 문
화 행사가 줄줄이 이어지고 있다.
매년 느끼는 사실이나 문화유산의 달 행사들이 음력설 잔치처럼 중국 문화 행사 일색이라는 점이다. 한국은 고작해야 전통 춤 공연이나 한국 영화 상영 정도.

문화의 도시인 뉴욕의 타민족 사람들이 한국문화에 대해 얼마만큼 알고 있을까?우리 문화를 알릴 수 있는 방법은 태권도 시범이나 전통춤, 한국음식, 영화 외에도 무엇이 있을까? 참으로 많을 것이라 생각된다. 모 문화기관은 외국인들에게 한국을 알리기 위해 김치 담그기 행사 등 다채로운 이벤트 계획을 발표, 기대를 모았었다. 타민족들이 직접 매운 고춧가루를
만지며 김치를 직접 담그는 문화 체험 행사는 생각만 해도 재미있고 흥미롭다.


한국 조상들의 지혜가 담긴 김치는 어떤 것보다 한국문화를 알리는 큰 힘이 되었을 텐데 예산 때문일까 아직까지 감감 무소식이다. 특히 미 주류 문화 관계자들을 초청한 문화행사의 경우 우리가 각별히 신경을 써야 할 부문은 한국 문화를 보러온 사람들이 일반인이 아닌 한국문화에 상당히 관심을 갖고 있는 전문가들이라는 점이다.

어떤 독자는 ‘단지 음식을 접대하고 겉으로 보여주는 형식적인 행사라면 초청하지 않는 편이 나을 것”이라며 실속 없는 한인 문화행사들에 대한 따끔한 충고를 전해왔다.

늘 예산 부족을 이유로 드는데 예산을 확보할 때까지 충분한 준비 끝에 행사를 치러야 할 것이고 한인 2세들을 위한 문화단체라면 2세들에 맞는 프로그램을 개발해야 할 것이다. 정말 우리의 것을 미국 사회에 심어주길 원한다면 집중적인 투자가 이뤄져야 할 것이다.

말로만 문화를 외치지 말고 한국문화의 어떤 점을 보여줄 것인지 곰곰이 생각해 봄직하다.독일 이민자들이 많이 사는 펜실베니아에서는 독일 전통 문화를 그대로 간직하며 살아가는 독일 이민자들이 전통 음식과 주거환경을 보여주는 대규모 문화 축제가 열리고 독일인 민속마을을 발견할 수 있다. 매년 7월에 열리는 펜실베니아 쿠츠타운 독일 민속 축제는 옛 생활상을 그대로 보여주는 행사로 그야말로 수 많은 관광객들을 끌어들이며 대단한 관광수입원이 되고 있다.

우리도 한국의 옛 시골 장터와 한글 서당, 초가집이 들어서고 한국 민속 의상을 입은 사람들의 안내를 받는 한국 민속 축제를 뉴욕에서 개최할 날이 언제나 오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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