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기자의 눈] 나는 무엇을 했는가?

2005-05-17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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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일(취재1부 부장대우)

미 연방 이민국은 2001년 12월 발표한 자료에서 1996년 10월 현재 미국내 불법 체류자를 미 전체 인구의 1.9%에 달하는 500만명으로 추산했다.
이민국은 이 자료에서 한국인 불체자를 3만명으로 아일랜드, 페루 출신과 함께 공동 17위로 보고했다.

이민국은 이같은 추산에 대해 ‘불법 체류자’라는 그 자체가 ‘사회 지하(Underground)’에서 생활하는 사람들이므로 정확한 통계가 거의 불가능하다며 실제 숫자는 이 보다 훨씬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반 이민단체들이 각종 정부 보고서와 언론 기사 등을 인용, 주장하고
있는 불법 체류자 숫자는 이민국의 추산의 2배가 넘는 1,200만여명이며 한국인도 3만명이 아닌 10만여명에 달한다.


따라서 과연 한국인 불법체류자가 얼마나 되는지 확인할 수는 없으나 지난 12일 연방의회 민주당과 공화당 중진 의원들이 초당차원에서 마련, 동시 상정한 ‘미국 안보와 절차적인 이민법안(SAOI)’은 최소한 3만~10만명에 달하는 미국내 한국인 불체자들에게는 큰 희망을 안겨주는
희소식이 분명하다.

뉴욕 뉴저지 등지에서 식당, 네일업소, 청과업소, 유흥업소 등에서 일하며 한인사회의 일부를 구성하는 불체자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하루 하루가 ‘불안의 연속’이다.자신과 자녀들의 미래를 위해 더 좋은 직장, 더 좋은 학교 등 ‘아메리칸 드림’이 약속한 여러 기회가 그들에게는 굳게 닫혀있다. 뿐만아니라 언제 어디에서나 당국에 적발돼 추방당할 수 있다는 두려움이 항상 도사리고 있다.

뉴욕한국일보는 바로 이러한 사연을 너무도 잘 알고 있기에 ‘위 서포트 사오이(SAOI)’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다.뉴욕, 뉴저지 한인사회를 하나로 결집해 이 지역 출신 연방상하원들은 물론이고 보다 많은 미 전역 의원들이 의회에서 SAOI를 지지, 신속하게 통과토록 촉구해 한인은 물론 불체자들을 구제하자는 취지가 이 캠페인에 담겨있다.

지금까지 한인사회의 집결력이 요망됐던 여러 사안들에 과연 ‘나는 무었을 했는가?’라는 질문을 우리 모두가 자신에게 던져보며 이번 ‘사오이 캠페인’의 의미와 ‘나의 역할’을 진지하게 생각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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