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고엽제 환자 정부지원 아쉽다

2005-05-12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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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권수(소설가)

지난 4월 20일자(한국일보) 신문에 2차례에 걸친 베트남전쟁에 참가하였다가 ‘고엽제 후유증’으로 ‘인공심장박동기’를 하여 살아가는 참전용사의 기사(이윤문 59)를 읽고 얼마나 가슴이 아픈지 모른다.더구나 ‘고엽제 후유증’으로 먼저 아들을 하나님의 품으로 보냈으니 그 부모의 마음인들 오죽 하겠는가.

그가 아들의 죽음을 죄책감에 시달리며 속죄하는 마음으로 살아왔다는 것이고 보면 베트남 전쟁에 참가하여 ‘고엽제 후유증’으로 고생하는 이들에게 “지금까지 정부는 무얼 하고 있었는가?” 반문하고 싶다.
나 역시 그 시기에 베트남 전쟁에 참전하고 나서 지금까지 미국에 와서 살고 있다.그 때의 베트남 전쟁을 생각하면 이 시점에서 베트남 참전 의미와 당시에 목숨을 잃은 전사자와 부상자들과 유족들에게 유감(有感)이 아닐 수 없다. 그러기에 베트남전 종전 30주년을 맞은 나의 느낌은 남다른 것이다.


지난 1964년 5월에 미국 존슨대통령이 세계 25개국에 남베트남 지원 호소를 통하여 그 해 7월, 한국정부는 파병 동의안이 국회를 통과하자 9월 1일, 제 1 이동외과변원 및 태권도 교관단(140명)이 부산항 출발을 시초로 연인원 32만명이 넘는 베트남 전쟁에 참전하였다.참전용사들은 8년간 1,100여회 전투와 5,000명이 넘는 전사자 1만명이 넘는 부상자를 내며 사선(死線)을 넘었다.당시 한국군이 공산주의 저지를 명분삼은 침략전쟁에 10년 가까이 33만명을 파병한 우리가 얼마나 많은 베트남인을 죽였는지 확인하긴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다만 전체 희생자 몇백명 가운데 적어도 몇만명은 우리가 그 영혼을 어루만지고 사죄하고 용서하고 화해를 해야 할 것이다. 물론 과거를 지울 수 없지만 우리는 베트남과 함께 미래를 향해 동반자로 함께 나가야 할 것이다.

한국정부는 베트남으로 하여금 한반도의 평화정책과 함께 동북아시아와 아시아 태평양지역의 안정과 평화에 밀접한 관련을 맺지 않으면 안되는 것이다.전후 독일이 어두운 과거를 딛고 거듭난 것은 국민과 정치 지도자들이 서로 양심을 일깨우며 나라 안팎으로 도덕적 처신을 계속한 것이다. 그러나 일본은 잘못을 뉘우치지 않은 그런 국가로 전락하고 말았다. 그 전쟁의 와중에서 우리 국민들은 모두가 땀흘려 경제기적을 이루어내어
잘 살고 있는 것이다.이제 나는 베트남 참전 용사들이 전쟁중에 사망하고 고엽제 후유증으로 사망하거나 병마와 싸우고 있는 것이 남의 일 같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때문에 한국정부는 고엽제 환자에 대해 무관심해서는 안 될 일이다.

현재까지 정부에서는 1만2,000명이 후유증 판정을 받았고 3만명이 후유의증 판정을 받았다고 하나, 후유의증을 후유증으로 올려 유공자 혜택을 받게 해주는 것이야말로 그나마 베트남 전쟁에 참전한 생존자들과 유족들에게 조금이라도 보답하는 길이다.

하루빨리 한국정부는 이들을 국가보훈처와 국회가 관심을 갖고 국가유공자 및 참전유공자로 대우하여 주는 안에 앞장서야 할 것이다. 또한 한국군 참전 이후 국제사회가 우리를 인정하고 있는 지금 한국은 베트남을 전쟁의 상처를 묻고 경제부국이 되도록 도와줘야 할 것이다.지금 한국은 높은 기술과 풍부한 자본이라는 장점을 가진 산업국가가 되었으므로 한국이 베트남에 적극적으로 도움을 주기를 기대해 보는 것이다.

그리하여 베트남과도 불행한 과거와 화해를 하여 피해와 가해의 역사를 함께 살피는 양심을 지녀야 하겠다. 이에 정부는 모든 연금과 수당을 베트남 참전용사 해당자는 물론, 해외에 살고있는 고엽제 후유증 환자에게 보상하는 것이 마땅한 일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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