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친일 인사들은 왜 말이 없는가

2005-05-11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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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순영(보스턴)

일본에서 한류 열풍을 불러 일으킨 한국 드라마 ‘겨울연가’ 욘사마의 인기는 참으로 대단했
다.
한국과 일본간의 관계가 그 어느 때 보다도 가까워지는 듯한 분위기를 다지면서 여러 형태의
교류가 활발하게 이루어지는가 했더니 일본의 중학교 역사교과서에 한국영토인 독도를 일본 영
토라고 대거 기술한 내용이 밝혀져 본국은 물론 미주 한인동포사회서도 일본을 규탄하는 목소리가 날로 높아져 가고 있다.

한국민의 반일감정은 독도의 영유권 문제에만 국한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일본정부 관리들의 잦은 강경 발언과 교묘한 외교전술을 펴면서 한국민의 대일감정 폭발을 그들 스스로가 유발해 왔었던 것이 오늘의 대일관계 현실임을 그들 일본인들은 알아야 한다.일본의 우익 정치인과 지식인들은 새로운 역사를 만드는 모임을 만들고 한국땅 독도와 ‘센카크’ 중국명 ‘다오위다오’(釣魚島) 열도를 일본열도로 만들기 위한 주장을 펴는 일로 인해 한국민은 물론 중국민까지 나서 일본을 규탄하는 사태로 번지고 있다.


일본의 앞날과 역사 교육을 생각하는 모임의 모양새는 일본의 재야 정치인과 재계, 학계 인사들, 그밖에 시민들로 구성되는 순수 민간단체의 모임으로 비쳐지나 실질적으로 이 모임을 이끌고 있는 주동 인물은 ‘나까야마’ 일본 문부성 장관이 주도하고 있다는 사실에서 일본정부가 직접적으로 개입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그밖에 새역사 모임을 후원하고 있는 인물 가운데는 ‘아이카와 겐타로’ 미쓰비시 중공업 회장을 비롯한 일본내 보수 우익세력들이 일장기의 포장 속에 신군국주의 야욕을 펼치고 있다는 사실이다.이들 일본인 우익 정치인과 지식인들의 새역사 모임은 한국 고대 역사는 물론 한국 전,근대사
를 자기들 입맛대로 왜곡시키면서 한반도의 지정학적인 위치로 봐 한국의 안정과 일본의 안전을 위해 한반도를 합방하지 않을 수 없었다는 궤변을 늘어놓고 있다.

예컨대, 청일전쟁, 러일전쟁이 일본의 대륙침략의 야망에서 시작된 전쟁 사실을 부인하고 심지어는 중일전쟁과 태평양전쟁이 아시아 민족의 해방을 위해 일본이 많은 희생을 감당하면서 치른 전쟁이었다고 미화하는 기술을 중학교 역사교과서에 부끄럼 없이 써대고 있다.

이같은 일본의 역사인식 변조에 대해 세계 여러 나라가 일본을 보는 인식도 많이 달라지고 있는 현실을 그들은 알아야 한다.친일 일변도의 미국도 한일간의 역사 인식을 새롭게 보고있는 조짐이 여러 경로를 통해 제기되고 있음을 찾아볼 수 있다.그 뿐 아니다. 제 2차 세계대전을 겪은 독일과 불란서도 일본의 역사 왜곡을 비판하고 있다.

그동안 한일간에는 한일 의원연맹이나 일본의 여러 단체와 자매결연을 맺은 가운데 여러 분야의 친선활동을 펴온 지방자치단체의 활동도 눈에 띄게 많았다.특히 일본 정치단체나 일본인을 등에 업고 입신의 영예와 정치활동을 펴온 인사들 가운데는 한일협정을 주도한 전 자민당 총재 김종필씨, 박정희 정권 때 중앙정보부에 의해 일본에서 납치당한 김대중씨 구명운동을 펴고 그의 대통령 당선을 위해 애쓴 일본 자민당 의원 ‘우스노미야 다그마’의원의 지원을 받은 김대중씨, 대표적인 친일 정객 박태준 전 국무총리, 그밖에 한국내 친일 경제계 인사들과 친일 국회의원들이 왜 침묵을 하고 있느냐를 따져 묻지 않을 수 없다.일본인들에 의해 악화되고 있는 한일관계를 바르게 정립하고 선린관계를 회복시킬 수 있는 사람은 김대중, 김종필, 박태준씨 같은 영향력 있는 친일 인사들이 나서 일본인의 무례함을 나무라고 일본의 그릇된 역사관을 바르게 세우도록 나서야 할 때가 바로 지금임을 그들은 알아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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