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민족음식 김치와 신비의 홍어

2005-05-10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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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음식 김치와 신비의 홍어
이원일(우정공무원)

인간을 비롯 사족(四足) 동물 가운데 여우를 제외하고는 썩고 부패된 것을 먹지 못한다. 만약
사람이 잘못 섭취했다면 구토, 설사, 심하면 혼수상태나 전신마비 증세가 오고 목숨을 잃는 경
우도 있다.
김치와 홍어는 발효성 식품으로서 고유한 음식이다. 전자는 소금 절인 후 발효과정이 필요하고 후자는 생고기 자체를 삭히는 것이 다를 뿐이다.

첫째, 홍어는 한국 서남 해안의 흑산도 근해에서 서식한 어종이 맛의 오리지날 홍어이고 여타 지역에서 잡힌 홍어는 미주지역 홍어와 같이 일반적인 생선 종류로 봐도 된다. 흑산도 지역의 홍어는 일본 수입업자들이 성수기 전에 고액의 선도금을 지불하고 전량 수입해 가기 때문에 가
까운 육지(목포항구) 상륙은 가뭄에 콩나듯 드물다.


홍어는 가오리과에 속해 외형은 가오리와 비슷하나 몸체를 자르면 결이 생기는 것이 홍어이다. 요리 종류도 홍어국, 홍어백숙, 홍어채, 홍어탕, 홍어찜, 홍어회 등 다양하며 특히 홍어애(간)에 봄철 보리잎과 된장을 조금 풀어 만든 홍어애국과 부패 정도를 심하게 하기 위해 마대에 담아
퇴비더미 속에 몇일 묻어둔 후의 홍어회는 천하 일미이고 가격도 우육(牛肉) 보다 비싼 고기는 현재 홍어와 구육(狗肉;개고기) 뿐이다.

수많은 어종 중에서도 유일하게 홍어만은 썩혀야 진가의 참맛이 나는 것에 대해 미,일 등 세계 식품학 연구진들이 수십년간 부패된 홍어의 식중독 여부 원인을 찾으려 해도 지금까지 발견하지 못하고 있는 신비스러운 어종이다.

필자도 지난해 홍어를 구입, 햇볕이 드는 베란다 구석에 서너겹의 비닐봉지에 담아 한 주일을 걸어두었다가 시식해 보았으나 흑산도 홍어 보다는 못했다.

둘째, 김치는 비타민과 미네랄류(칼슘, 철, 아연) 등이 풍부하고 칼로리가 낮아 몸에 좋은 웰빙푸드로 칭송받고 황산화작용, 콜레스테롤 저하, 동맥경화 억제, 체지방 분해와 다이어트 및 항암 효과 등이 입증되고 몸안에 축적된 지방이 매운 맛 때문에 땀으로 분출되고 고추에는 캡사이신 성분과 사과의 25배나 되는 비타민 C가 함유되어 피부미용에 좋다는 연구가 있다.

유산균 섭취를 위해 야쿠르트를 개발했던 일본인들이 경쟁하듯 김치를 선호하게 된 요즘 오사카 전통적인 여학교(오키마치와 이즈미여고)등에서는 정규과목으로 김치 담구기 교과가 개설되었는가 하면 원조 김치를 구입하기 위해 수많은 일본인들이 한국에 여행 온다고 하니 격세지감을 느낀다.

잘 익은 김치 1그램에 8억개의 유산균을 함유하고 있는 김치는 열사의 나라 건설현장과 적과 싸우는 전쟁터(베트남, 이라크 등)나 올림픽 참가선수 식탁은 물론 가방 하나 덜렁 매고 신개척지를 찾아온 힘들고 험난한 이민생활 터전에도 바늘과 실의 관계처럼 우리 곁에 있다. 민족의 장기인 끈기와 투지 및 삶의 생동감을 주는 대표적인 민족식품으로 한국인의 영혼과 정신의 균형을 맞춰주는 중요한 음식이다.

본국 관세청에 의하면 김치 종주국 답게 일본, 동남아, 미국 등에 지난해 1억달러 이상 수출했으나 이 수출금액 보다 많은 금액의 중국 저가 김치가 시장질서를 교란시키면서 역으로 수입되고 있어 김치 수입국이 되고 있다고 한다.일찌기 우리 선조들은 발효의 과학적 근거나 건강에 대한 학문적 이론 등의 연구같은 것은 없었을지라도 구전으로 후손들에게 발효과정들을 전수시켜 온 훌륭한 선견이 작금에야 여러 전문
기관의 연구에 의하여 발표되고 있어 늦은 감이 있으나 천만다행한 일이다.

중국의 동북공정으로 등록을 선취당한 세계적인 문화유산 고구려의 유적들을 수탈당하는 선례가 있었으니 민족음식인 김치 또한 안심할 수 업으므로 정부관계부처는 서둘러 국제식품규격위원회(CODEX)에 민족 고유음식으로 청원 등록하여 조상의 지혜와 선견지명이 민족정신으로 이
어져 영구히 보존할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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