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대통령들, 왜 이러나

2005-05-09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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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륭웅(공학박사)

전두환 전 대통령의 추징금 수천억원은 안 받는 것인가. 1조원 정도의 돈이 있는 것으로 아는데 시효가 지나면 받지도 못하는데 정부는 국민에게 어떻게 된 것인지 얘기해야 되지 않나. 무슨 말 못할 사정이라도 있는가.
YS의 안기부 예산 전용 사건은 또 어찌 되었는가. 강 아무개의 양심선언(양심이 있는 사람은 선언을 하지 않고 양심 선언을 하는 사람은 양심이 없다고 믿지만)에 대한 조사는 왜 안 하는가.

요즘 들리는 얘기로는 DJ에게 35살난 숨겨논 딸이 있다고 한다. 그 보도가 나가자 DJ 측에서는 ‘사실과 다르다’고 했다. 사실과 다르다면 뭐 볼거 있나. 머리카락 하나로 DNA 검사를 하면 되지. 여러 상황으로 볼 때 ‘딸 사건’은 틀림없는 사실일 것이다. 35년 동안이나 이 얘기가
숨겨져 왔다는 게 놀라울 따름이다.


도대체 대한민국이란 나라는 이런 얘기가 그리도 오랫동안 숨겨지고 할 수 있는 곳이 아니다. 귀신이 숨겨도 파헤칠 나라인데 무슨 음모가 틀림없이 있었으리라.이 숨겨진 딸은 생활비를 동냥 다녔다고 하고 그 생모는 스스로 이 풍진 세상을 하직하였다고 한다. 한 많은 한 삶의 죽음, 이것은 절대로 그냥 넘길 일이 아니다.

그런데도 이 사건이 불거지자 무슨 정당, 정치한다고 하는 사람들이 DJ를 감싸고 도는데 도대체 그게 말이나 되는가. 자신의 여동생, 딸이 그 희생자가 되어도 그럴 것인가?행동하는 양심, 민주화 투쟁, 노벨상(나는 이 3가지를 절대 믿지 않지만)의 수식어가 붙어다니는 DJ인가 하는 사람에게 더 중요한 것은 한 인간의 한 인간에 대한 진실이다.

보통사람 같으면 이런 문제가 불거졌을 때 어찌할까. 아마도 “제게 사랑하던 사람이 있었습니다. 자식도 있었습니다. 돌보지 못해 제 자식의 어머니가 죽었습니다. 자식도 무진 고생을 하였습니다. 다 제 잘못입니다. 여러분께 용서를 빌 염치도 없습니다” 하지 않았을까.

이런 말을 했다면 그것은 행동하는 양심(이게 도대체 무슨 말일까), 민주화 투쟁, 노벨상 수상 보다 백배 나은 것인데. 도대체 자식을 동냥시키는 부모가 이 세상에 어디 있단 말인가. 그 자식의 생모는 얼마나 많은 한을 품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겠는가.나는 DJ가 다시는 우리 앞에 얼씬거리지 말기를 바랄 뿐이다. 다시는 그에 대해 더 말하기도 싫으니 말이다.

한국의 노대통령은 최근 한국이 동북아의 균형자 역할을 해야 한다고도 하고 미국인 보다 더 친미적인 사람이 있어서 그것이 문제라느니 하는데 도대체 그게 무슨 말인가.한국은 동북아의 균형자 역할을 옛날부터 하고 있었다. 한국이 공산화가 되었다면 동북아의 균형은 벌써 공산주의로 기울었을 것이다.

그 뻔한 얘길 왜 하나. 일면 유식해 보이는 얘기(사실은 그게 아닌데)를 해서 한번 폼을 잡고 싶었거나 자신이 뭔가 알고 있다는 것을 과시하고 싶은 게 아니었을까?그것도 아니라면 그런 당연한, 쓸데 없는 얘기를 왜 하나. 이 바쁜 세상에.

“미국인 보다 더 친미적” 운운하는 얘기는 왜 하나. 더 친미적이어도 아무 상관도 없는데, 도대체 이 얘기가 왜 나오는가.원래 무식한 사람은 자신을 유식하게 보이게 하기 위해 쓸데없는 말을 하는데 설마 대통령이
그러지는 않겠지 하고 믿어본다.북핵문제는 이제 갈 데까지 갔다. 정부의 유화책은 전쟁의 위험만 ‘증가’시켰고 이북이 돈도
벌고 핵무기도 만들게 해 주었다. 전쟁이 나고 안 나고는 전적으로 이북에게 달렸다.

노대통령은 이북에게 얼굴 붉히는 일 어쩌고 저쩌고 하는데 ‘깽판’ 운운할 때는 언제이고 병 주고 약 주고 하지 말고 대책이나 똑바로 세워주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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