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기자의 눈] ‘칭크, 칭총’

2005-04-30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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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일(취재1부 부장대우)

뉴욕 힙합 라디오 방송 ‘핫 97’의 ‘미스 존스 인더 모닝’ 프로그램이 얼마전 쓰나미 사태 당시 아시안들을 ‘칭크’로 비하한 사건에 이어 이번에는 뉴저지 101.5 토크쇼 프로그램이 한국인 시장 후보를 포함한 아시안들을 ‘칭총’으로 깔아뭉갰다.

‘핫 97’ 사태는 한인을 비롯한 아시안 단체, 사회인권 단체, 합합 음악 애청자 단체 등이 지역 청치인들과 똘똘 뭉쳐 항의서한 보내기, 광고 스폰서 불매운동, 가두시위 등 강력 대응해 사과를 얻어냈다.


또 쓰나미 피해 복구를 위해 100만달러를 기부토록 하고 문제의 방송 제작 및 출연진 일부를 해고, 정직시키는 실질적 성과도 얻어냈다.
그러나 쓰나미 사태와 관련 방송사측이 취한 조치는 너무도 미미했다는 사실이 최근 반증됐다.뉴저지 101.5 토크쇼 프로그램 ‘카톤 & 로시’의 공동 진행자 크레이그 카톤과 레이 로시가 지난 25일 ‘미스 존스…’ 프로그램의 전철을 밟은 것이다.

카톤과 로시는 방송에서 한인을 비롯한 아시안들을 ‘미국인이 아닌 외국인’, ‘도박장에 몰리는 사람들’, ‘줄담배 피우는 사람들’ 묶어 ‘칭총’으로 비하하고 심지어는 준 최 에디슨 시장 후보의 이름의 발음까지도 조롱했다.특히 카톤과 로시의 이번 아시안 비하 사건은 지난 ‘핫 97’ 방송의 ‘쓰나미 노래’ 사건보다 더 심각한 면을 갖고 있다.

인종적 비하 내용 외에도 아시안들이 인구 증가와 함께 경제, 사회, 문화 분야에 이어 이제 정치 분야까지 서서히 진출하고 있는 데 대한 일부 백인들의 반감이 깊숙이 깔려 있음을 감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행히도 뉴욕변호사협회가 이같은 문제점을 신속히 파악, 주와 연방정부에 선거법 위반으로 고발 조치했고 연방통신위원회의 신속한 조사를 촉구했다. 정치인들과 사회단체들과 연계해 공동 대응책을 모색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 한인들은 뉴욕변호사협회 등 단체들에게만 이 문제를 맡겨두지 말고 적극적인 관심과 함께 필요하다면 행동으로 참여를 해야 한다.
모든 한인들은 자신들과 후세를 위해 “칭크‘와 ‘칭총”이라는 단어가 공중파 방송에서 영원히 사라지도록 노력해야 할 의무와 책임이 주어져 있다. 이를 위해서는 문제의 방송사측에 전화, 팩스, 편지, 전자우편 등을 통해 항의하고 자신들의 구역을 대표하는 연방, 주, 시 정치인들에게 이같은 의사를 전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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