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2005년 봄

2005-05-02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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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진협(브롱스)

매년 이맘 때면 꽃샘바람과 온갖 화사한 꽃이 우리를 느끼고 즐겁게 해 준다. 내가 찾는 숲속도 허드슨 강변을 달리는 기차가 작은 기적을 울리면서 내가 걸터앉은 바위를 진동시키고 아직도 메마른 나무가지들이지만 새순이 빠르고 끝부분까지 섬세히 돋아나고 있고 파랑새와 깃털이
예쁜 작은 새들이 저들만의 공간을 날아들고 놀랄 정도로 빨리 나타난 왕파리도 숲속을 헤집는다.

지난달 24일 일요일 아침, 베드로 광장에는 265대 베네디토 16세 교황 취임미사가 열렸다. 예수님 십자가 고상과 신임 교황의 모습이 동시에 비추어진 영상과 소년, 중장년 남성합창단의 합창은 여성 사제, 신부결혼 금지 등 보수를 굳건히 하는 하모니였다.취임미사가 끝난 후 새 교황의 차량 답례 행진이 초대교회의 성인상들이 지붕 위에서 내려다 보이는 광장을 지나는 동안 바티칸 교회의 종들은 타종되고 있었다. 2000년을 계속 했고 앞으로도 계속 된다는 타종이었다.


이보다 앞서 이곳에서는 선종한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장례미사가 열렸다. 콘크라베(추기경단 비밀회의)에서 교황으로 선임되기 전 우산을 든 58세의 젊은 추기경의 모습이 담긴 화보가 눈에 선했다. 그 분의 행복론은 언제라도 우리들 마음 속에 두어야 하겠다.

부활절 다음 주일에 아침 미사에 보좌신부님 강론 중에 메시지는 ‘멋지고 아름다운 삶을 가지라’는 것이었다. 그렇다. 생활에서 잊기 쉽고 실행이 어렵지만 우리는 멋지고 아름다운 삶을 갖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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