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일본을 극복하자

2005-04-28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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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정길(수필가)

미국과 일본의 태평양전쟁이 발발하자 미국에서는 일본을 알 필요가 있어서 일본 연구에 열심했다고 한다. 그 때 일본을 ‘칼과 국화’로 표현한 책이 저술되었다.칼은 사무라이, 전쟁, 잔인성 같은 말을 떠오르게 하고 국화는 심미적인 것, 산뜻함 같은 것을 생각나게 한다. 어쩌면 일본과 일본인의 이중성을 잘 드러낸 말이라 하겠다.

역사적으로 한국과 일본은 이웃 나라라는 지리적 조건 때문에 밀접한 관계를 가져왔다. 일본의 언어는 고구려에서 들어갔고 불교가 서책과 다른 문화는 백제를 통하여 들어갔다. 그리고 일본은 고려와 조선 초기까지 해안지역을 해직처럼 침탈해 갔다.


1592년에서 6년간 임진년 정유년 두 차례에 걸쳐 왜군은 조선을 침략하여 선량한 백성들을 도륙하고 온 나라를 쑥밭을 만들었다. 그리고 1910년에서 1945년까지 한국을 강점하여 많은 물자와 문화재를 약탈해 가고 한국의 젊은이들을 전쟁터로 내몰았다.이웃 나라에 상처를 준 것은 얼마의 돈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다. 마음 깊이 반성하고 사과함으로 다시는 그러지 않겠다는 것이 문화민족의 바른 자세일 것이다.

역사의 진실을 날조하여 그들의 자라는 아이들에게 또 가르치겠다는 것은 이웃나라를 우습게 여기고 기회만 있으면 어떤 형식으로든지 이웃을 괴롭히겠다는 심보일 것이다.일본은 이웃이 약하거나 혼란함을 보이면 여지없이 그 폭력성과 교활함을 드러내고 상대가 자기 보다 강하다고 여길 때는 구십도 각도로 절을 하는 극진함과 아부성을 보여 왔다.

한국전쟁 이후 나라가 총체적 어려움에 빠져 다른 일에 마음 쓸 여유가 없을 때 전시경제로 다시 일어난 일본은 자국이 선진적이고 문화 민족인양 세계에 선전하며 대영 백과사전이나 세계의 여러 지도나 자료에 동해를 일본해로, 독도를 다케시마로 바꿔 놓고 억울하면 국제 재판소로 가자고 배짱을 내밀고 있다.이제 한국도 반격에 나서야 한다. 역사적 고증을 찾아 모으고 역사적 진실을 세계에 알리는 일부터 차근차근 해 나가야 한다. 성숙된 정치의식과 전문적이고 노련한 외교로 일본을 극복해 가야 할 것이다.

나는 최근에 ‘달라이 라마’의 ‘용서’라는 책을 읽었다.
세상의 모든 사물은 상호 의존관계요, 연관관계로 그물망처럼 되어 있다고 했다. 이웃을 불행하게 하면 나도 그 영향을 받고 이웃 나라에 해를 끼치면 자기 나라도 해를 입는 악순환이 된다는 것을 일본과 그 정치인들이 깨달았으면 좋겠다.

이제 한국도 목소리 높여 반일만 외치지 말고 일본을 연구하고 일본의 호전성에 대비하는 착실한 준비가 필요할 때이다. 일본은 싫으나 고우나 우리 이웃으로 국제사회에서 함께 살아가야 할 나라이니 어찌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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