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사설] 또 아시안 비하 방송이라니...

2005-04-28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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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안을 비하하는 발언이 또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뉴저지 라디오 방송인 FM 101.5의 토크쇼 프로그램 ‘카톤 & 로시’가 25일 에디슨 시장 선거에 출마한 한인 준 최를 겨냥, 공동 진행자 크레이그 카톤이 레이 로시에게 “ 너 같으면 준 최라는 이름을 가진 사람에게 정말 한 표를 던지겠느냐”며 조롱조로 물었는가 하면 “소수계가 미국선거에 영향을 미쳐서는 안 된다”며 “칭총 칭총”을 몇 차례나 반복해서 발언한 사건이 발생했다.

이들은 또 “미국선거에 아시안, 소수민족, 외국인들 때문에 선거에 영향을 미치면 안 된다”며 “선거결과는 미국인이 좌우해야 한다”는 등 법적으로도 해서는 안될 발언을 하였다. 또한 한인을 포함, 모든 아시안들은 아틀랜틱 시티 블랙잭 테이블을 메우는 사람’ ‘줄 담배를 피우는 사람들’ ‘주머니 보호대를 차고 다니는 사람들’이라고 조롱해 한인은 물론, 아시안과 양식 있는 청취자들의 분노를 사고 있다.


실제로 이 발언은 한인들 뿐 아니라 아시안 전체의 이미지를 실추시키고 위상을 떨어뜨려 선거에 직, 간접으로 영향을 미치려고 한 것이 분명하다. 그렇지 않고서는 어떻게 대중을 상대로 한 방송매체가 그런 잘못을 저지를 수가 있는가. 이는 준 최의 시장출마에 흠집을 내고 아시안들
의 정치계 진출을 막기 위해 의도적으로 만든 것이나 다름없다.

그러므로 한인을 포함, 아시안들이 이번 사건을 절대 묵과하고 넘어가서는 안될 일이다. 그 배경과 진상을 파악하고 문제의 방송인들을 해고시키는 방안을 요구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제 2, 제 3의 이런 방송이 앞으로도 얼마든지 나올 수 있다. 이 기회에 한인들과 아시안은 힘을 합쳐 두 번 다시 이런 방송이 나오지 않도록 해야 한다.

한인과 아시안을 비하하는 방송은 몇 년 전에도 동계 올림픽 쇼트트랙에서 금메달을 놓친 김동성 선수를 놓고 프로그램 진행자 제이 레노가 “그가 화가 나 개를 걷어찼을 것”이라고 조롱한 적이 있다. 또 한 TV프로그램에서는 토크쇼 진행자가 이라크에서 납치 살해된 김선일씨를 두고 ‘어리석은 아시안’ 이라는 비하발언을 해 물의를 빚었었다.

쓰나미 사태 때도 힙합 FM라디오 방송 WQHT ‘핫 97’의 아침 쇼 시간에 방송된 노래에서는 피해자들을 ‘칭크’ ‘작은 중국인들’ 등으로 조롱한 적이 있다. 이때 아시안의 강력 항의로 방송관계자 한 명이 해고되고 최소한 몇 명이 징계처분을 받는 결과를 가져왔다.

이번에도 반드시 방송국 측으로부터 사과를 받아내고 더 이상 이런 방송이 나오지 못하도록 한인은 관계자 처벌을 요구해야 한다. 또한 투표권 행사에 영향을 시도한 점에 대해서도 미 연방통신 위원회 및 관련 기관에 위법여부를 조사 의뢰하는 등 강력히 대응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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