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기자의 눈]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

2005-04-27 (수)
크게 작게
이진수(취재1부 기자)

9.11이후 악화되고 있는 경제상황으로 한인기업들이 몸살을 앓고 있다. 특히 국제유가가 배럴당 50달러를 넘어 서면서 오일관련 업체들은 개점폐업 상태라며 아우성이다.

유난히 춥고 눈이 많았던 지난겨울 유가상승에 따른 가스비 인상과 난방비 인상이 잇따르면서 서민경제에까지 먹구름을 드리웠었다. 봄이 되면 나아지려나 했던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도 5월이 코앞으로 다가 왔지만 풀릴 줄을 모른다. 꽃 피는 봄이 돌아 왔으나 봄을 느낄 마음의 여유
는 아직까지 돌아오지 않은 것이다.


지난주 만난 전석근 뉴욕한인드라이클리너스협회장은 ‘함께하는 지혜’로 이 위기를 극복해야한다고 말했다. 뉴욕한인드라이클리너스협회에 따르면 최근 오일공동구매를 통해 경비의 50%를 절감, 약 100만 달러의 비용절감 혜택을 이뤄냈다. ‘함께 한 지혜’가 실질적인 이윤을 남긴
것이다. 최저임금의 인상과 유가인상 등으로 촉발된 수입의 감소를 극복하기위한 방법은 오직 비용의 절감뿐이었기에 공동구매 사업을 성사시킨 전 회장과 회원들의 기쁨을 대단했다고 한다.

불황극복에 나선 협회가 공동구매 사업을 통해 시원한 중전 안타를 친 것으로 타 업종에게도 좋은 본보기가 되고 있다. 하지만 아쉬움도 남았다.
전 회장은 “뉴욕 일원에 한인 세탁업소가 약 2,500개 되는 것으로 알고 있으나 이번 공동구매에 참여한 업소는 50개 업소가 채 안 된다”며 “만약 모든 한인업소들이 동참한 가운데 오일회사와 딜을 벌였다면 훨씬 더 좋은 조건으로 비용절감을 이뤄낼 수 있었을 것”이라고 아쉬워
했다. 또한 “참여업소가 턱없이 적어 앞으로 계약 연장 및 현 가격 유지가 쉽지 않게 됐다”며 안타까워했다. 드라이클리너스 협회는 현재 가스공동구매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한편 뉴욕시와 주정부의 공공복지예산 삭감으로 극심한 자금난에 빠져들고 있는 한인 사회봉사기관들의 연대 또한 눈여겨 볼만하다. 뉴욕한인봉사센터와 청년학교는 지난해 공동으로 9.11펀드를 신청, 20만 달러의 정부지원금을 받아내 최근 직업교육프로그램을 시작했다. 공공복지예산이 삭감되고 있는 시점에서 이들의 연대는 좋은 모델로 남아 상호연대의 필요성을 확인 시켜주고 있다.조지 워싱턴의 명언을 인용 이승만 대통령이 자주 사용했다는 “United we stand, divided we fall(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가 새삼 가슴에 와 닿는다.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