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사설 ‘응급펀드’태동 기대 크다

2004-12-02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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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박한 상황에 처한 한인을 돕기 위한 긴급 구조기구가 한인사회에 설립됐다.

뉴욕한인봉사센터, 뉴욕 뉴저지 유권자센터, 청년학교, 무지개의 집 등 한인사회 봉사센터들은 최근 긴급한 처지의 불우 이웃을 돕는다는 취지하에 기자회견을 갖고 ‘응급펀드(Emergency Fund)’ 공식출범을 알렸다.

이 기구는 한 독지가가 낸 후원금 5,000달러를 종자돈으로 해 만들어졌다고 한다. 그동안 한인사회는 도움이 절박하게 필요한 한인들이 나타나도 마땅한 기구나 기금이 없어 발만 동동 구르며 지켜볼 수 밖에 없었다. 이같은 상황에 대처하기 위해 긴급 구조기구가 이번에 태
동된 것은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실제로 한인사회에는 그동안 각종 사건이나 사고로 인해 긴급히 도움이 필요한 상황이 생길 경우 언론을 통해 독지가의 도움을 호소하는 식으로 문제를 해결해 왔었다.

그러다 보니 긴급하게 도움을 필요로 하는 개인이나 가족 등이 적절한 시기를 놓쳐 문제가 어렵게 되거나 절박한 상황이 더욱 어렵게 되는 일이 종종 발생하곤 했다. 예를 들면 얼마 전 플러싱 메도우 팍에서 축구공에 머리를 맞아 쓰러진 문철선씨도 일찍이 이런 기구의 도움만 받았더라도 목숨까지 잃는 일은 없었을지 모른다.

이 밖에도 한인사회에는 크고 작은 도움이 즉시 필요한 사건이나 사고들이 연달아 일어나고 있다. 그런 점을 고려할 때 벌써 있었어야 할 관련기관이 이제서야 태동됐다는 것은 늦은 감이 없지 않다. 그러나 지금이라도 설립된 것은 환영할 만한 일이다. 그만큼 한인사회에는 절실하게 도움이 필요한 한인들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아무쪼록 한인사회에 필요한 기구가 생겼으니 잘 운영돼 이 기관을 통해 많은 한인들이 긴급 시 도움을 받을 수 있기를 기대한다. 이와 유사한 기관은 지난 80년도 말 뉴욕 한인회에서 운영하던 복지재단이 있었다. 당시 이 기관은 서류 미비자 등 이민생활을 하는 중 어려움에 직면한 불우한 한인들의 복지를 위해 활발히 가동됐었다. 그러나 한인들의 관심과 협조, 지원 부족으로 유야 무야 활동이 중지되고 말았다.

그러므로 이런 사태가 생기지 않으려면 앞으로 한인사회에서 관련 기관의 활동이 활발하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적극성을 띠고 도와주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또 탁상공론으로 그칠 수도 있다.

모처럼 만들어진 이 기구에 한인사회의 많은 관심과 지원을 당부하며 이 기구를
태동시킨 관계자들의 적극적인 활동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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