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이미지의 진실성

2004-11-30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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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순영(보스턴)

지난 2일 부시와 케리 후보의 대결로 미국 대통령 선거는 치열한 각축전 끝에 부시의 승리로 막을 내렸다.

이번 미국 대통령 선거를 지켜본 세계인과 미국민은 앞으로 세계 질서가 어떻게 변화되어질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당선자인 부시는 그의 2기 대통령직을 이끌어 갈 새 내각 구성에 발빠른 행보를 내걷고 있다.


이번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우리가 관심을 가져야 할 문제는 북한을 대하는 미국의 정책이 어떻게 변화될는지다.미국 대선에 큰 관심을 나타낸 나라 가운데 유럽연합체인 EU와 중국과 북한은 물론 한국까지 케리 후보의 당선을 지지했었다는데 문제의 심각성을 찾아볼 수 있다.

부시의 경우 9.11 사태를 겪으면서 테러와의 전쟁을 벌리면서 테러리스트 뿐 아니라 그들을 돕는 나라와도 전쟁을 하면서 구겨진 미국의 자존심을 회복하는 강경 일변도의 정책을 펴는 일로 미국내와 유럽연합, 특히 프랑스, 독일, 러시아, 중국으로부터 심한 비판을 받고 있다.

반면 케리의 경우 뛰어난 국제감각으로 국내문제와 대외정책을 화려하게 내세우면서 유럽연합을 비롯한 외국 지도자의 지지를 받았다. 그러나 유권자인 미국민이 보는 케리는 그렇지 못하다는 것이 패배의 원인이 되었다고 한다.

일관성이 결여된 정책으로 인기에 영합하는 말 재주꾼으로 비쳐졌는가 하면 월남전 참전 영웅이 반전 운동가로 변신한 그의 행적이 대통령이 되기 위해 꾸며진 각본이라고 평가절하를 받았다는데도 패배의 원인을 찾아볼 수 있다.

이런 관점에서 부시와 케리 중 한 사람을 대통령으로 선택해야 하는 미국민의 판단은 테러나 경제보다는 미국민의 마음 속에 내재하는 도덕성 유지가 이번 선거를 결정짓는 축이 되었다고 본다.이번 선거에서 양 후보가 펼친 정책 대결도 중요했지만 그보다는 유권자인 미국민에게 보여준 도덕적 가치 기준인 이미지가 진실인가 아닌가를 확인시켜 주는 계기가 된 것이다.

한 마디로 부시의 당선은 유럽연합이나 외국 지도자의 반대 보다는 미국 유권자에게 심어준 강력한 이미지의 진실성이 인정되었기 때문이다.

요즘 본국사회에서도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이미지의 진실성에 대해 비판이 일고 있음을 듣
고 있다. 오래 전 노무현 대통령을 평가하는 말 가운데 ‘우왕좌왕’으로 회자화 되었던 때
가 있었다. 우왕좌왕의 본 뜻은 갈피를 못 잡고 이리저리 헤맨다는 뜻이 아닌가. 이라크와의 전쟁을 치루면서 국내외 적으로 심한 반대에 처해있는 부시이지만 그를 다시 대통령으로 뽑은 미국민의 선택은 흔들림 없는 강력한 지도자의 이미지를 그에게서 발견했기 때문이다.


취임 초 큰 그릇에 참여를 담는다고 뜻을 밝혔던 노무현 대통령이 자기를 당선시켜준 386라는 세대들과 반미, 친공 세력에 둘러싸여 국민이 원하는 개혁은 실종되고 북한 공산집단으로부터 나라를 지켜온 보안법을 폐지해 버리겠다고 대통령이 나서고 있다.

더욱 놀라운 일은 북한에 대한 주적개념을 삭제하겠다고 통일부장관과 국방장관이 나서고 있는 꼴이 한심스럽다. 주적에 대한 개념은 남한정부에서 설정한 개념이 아니다. 6.25를 발발한 김일성이 조선 인민주의 주적인 미제와 이승만 남조선 괴뢰를 처부시라고 조선인민군에게 하달한 전쟁 독려문에서 이미 주적론을 편 바 있다.

지금 본국사회는 선과 악을 구별치 못하는 악순환 속에서 헤매고 있다. 혼란을 겪는 본국 사회를 안정시키는 일은 정직한 대통령의 이미지의 진실성을 국민에게 확인시켜 주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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