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사설] 한인 이민 급증에 대비해야

2004-11-26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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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몇년 동안 미국에 이민하는 한인들이 급증 추세라고 한다. 반이민 성향의 단체인 이민연구센터의 발표에 따르면 지난 2000년부터 2004년까지 4년간 미국에 이민한 한인의 수는 17만2,000명으로 지난 1990년대 10년간 이민한 숫자에 육박하는 규모이다. 또 미국에 이민
한 전체 한인의 수는 76만4,000명으로 지난 4년간 이민자가 전체 이민의 22%를 차지한다는 것이다.

이민연구센터의 자료는 미국의 경기가 나쁜데도 불구하고 이민자는 늘고 있다는 측면을 강조하기 위한 것이므로 이 수치가 정확한 것인지는 알 수 없으나 미국의 센서스 자료를 분석한 것이라고 하니 믿지 않을 수도 없는 수치이다. 이 자료에 따르면 어떤 이유 때문이든 최
근들어 한국에서 미국으로 이민을 오는 사람들이 부쩍 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미 이민을 와 있는 한인들의 결혼과 가족초청 케이스가 많았을 것이고 유학, 관광, 비즈니스 등으로 입국한 사람들이 영주권을 취득하는 케이스도 많아진 것으로 볼 수 있다.

미국에 이민하는 한인들이 늘고 있는 것은 한국에서 볼 때는 바람직한 현상이 아니겠지만 이민사회에서 볼 때는 좋은 현상이 아닐 수 없다. 미국에 한인들의 수가 늘어나면 그만큼 한인사회가 커지고 따라서 한인들의 힘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한인들의 미국 이민이 늘어나는 것은 크게 환영해야 할 일이다.


그러나 이민자의 대거 유입에 따르는 문제점도 없는 것은 아니다. 한인들은 대개 미국에서 자영업에 종사하는데 한인들이 선호하는 주종 업종과 거주지역이 매우 한정되어 있다.

예를 들면 한인들은 LA나 뉴욕같은 대도시에 몰리고 새로 이민온 한인들은 이미 정착한 한인들이 하고 있는 업종을 하는 경향이 많다. 따라서 동일 지역에 동일 업종에 늘어나서 포화상태를 이루면서 제한된 소비자를 대상으로 동종 업종간의 경쟁이 심해진다. 한인들의 주종 업종에서는 타민족과의 경쟁도 문제지만 기술과 자본력이 비슷한 한인들간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수 밖에 없다.

최근 한인 이민자의 급증 현상은 앞으로 한층 더 가속적인 급증 추세를 예고하고 있다. 이처럼 한인 이민이 늘어나면 지금 한인들의 주종 업종은 극심한 경쟁상태를 피할 수 없게 된다. 그러므로 한인들은 새로운 비즈니스를 개발하여 주종 업종을 다양화 함으로써 이민 급
증시대에 대비한 활로를 개척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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