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기자의 눈] 물꼬 트인 한국영화

2004-11-26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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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혜 <취재2부 부장대우>

지난 12일 링컨센터 월터 리드극장에서 개막한 한국영화 회고전 ‘새로운 호랑이: 한국영화 60년’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 혹은 현장에서 발로 뛰는 사람들에 의해 더욱 빛을 발하고 있다.

1950년대부터 현재에 이르는 한국영화 40편을 보여주는 이 영화제는 지난 4년간의 준비 끝에 링컨센터 필름 소사이어티와 한국 영화진흥위원회 공동 주최로 뉴욕에서 열리는 초대형 한국 영화 기획전이라 할 수 있다.
앞으로도 열리기 힘든 링컨센터 역사상 처음 있는 대규모 한국 영화제인 것이다.


감독이라면 한번쯤 링컨센터 극장에서 자신이 영화가 상영되는 것을 꿈꿔본다.지금까지 한국 영화제가 열렸지만 시대별 우수 한국 영화를 골라, 40편이나 되는 한국 영화를 링컨센터에서 소개하기는 전무후무할 것이다. 그러기에 한인 미디어 뿐 아니라 영화 관련 분야에서 일하는 한인 동포나 이곳에서 공부하는 한국 영화학도라면 얼마나 중요하고 큰
행사인지 짐작하고도 남을 것이다.

기자는 수년 간 뉴욕의 한인 문화계를 지켜보고 이번 링컨센터 한국영화 회고전을 처음부터 취재해온 한 사람으로서 이번 한국 영화 축제가 얼마나 중요한 가 새삼 확인하며 비싼 경비를 부담하면서 한국 영화 회고전을 준비해온 주최측인 링컨센터 필름 소사이어티에 진심으로 고마움을 느낀다.

특히 뉴욕시 사상 최대의 한국영화 축제를 준비하기 위해 수년간 한국을 두 번이나 방문하고 최종 상영작 40편을 고르기까지 엄청난 양의 영화를 보고 또 보며 한국 영화를 관찰한 링컨센터 필름 소사이어티의 리차드 페나 프로그램 디렉터의 열정을 높이 사고 싶다.

또한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물심양면으로 한국영화 홍보를 위해 오늘도 이곳 저곳을 뛰어 다니는 미디어뱅크 소속 자원봉사자들과 페스티벌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지원을 아끼지 않은 뉴욕한국문화원의 노고 역시 언급하고 싶다.

특히 자원봉사자들이 하는 일은 수천 부의 영화 팜플렛을 들고 업소마다 뿌리는 주로 몸으로 때우는 일이다. 그저 영화가 좋아 무보수로
자원봉사일을 하고 있는 이들은 링컨센터 한국영화 회고전을 사람들에게 알리기 위해 비가 오는 궂은 날씨에도 불구 열심히 뛰어다니고 있다. 한국영화회고전과 관련 링컨센터 필름 소사이어티측은 시간이 갈수록 관객수가 늘고 있고 매우 성공적이라고 만족해한다.

이처럼 영화제 관계자들 모두가 하나가 돼 홍보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헐리웃 스타인 성룡의 주연 영화나 아카데미 외국인 영화상 수상작인 이안 감독의 와호장룡이 미국에서 흥행에 성공하기까지 중국 커뮤니티의 도움이 컸던 것으로 안다.

영화를 보는 자국 관객들이 있었기에 중국영화나 홍콩 영화가 미국 시장에서 뿌리를 내릴 수 있었던 것처럼 한국 영화 역시 미국에서 제대로 자리를 잡으려면 한인 관객들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것이다.

이번 링컨센터 한국 영화 회고전은 한국영화 알리기에 일조하며 앞으로 뉴욕에서 개봉되는 한국 영화의 관객 몰이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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