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신념과 인기

2004-11-23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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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유순(뉴욕예수원교회 목사)

미국의 16대 대통령인 아브라함 링컨은 겨우 초등학교 정도 교육만 받고 자습공부르 변호사, 시의원, 국회의원, 대통령까지 한 신념(믿음)의 사람이다. 그가 가장 많이 읽은 책은 바로 성경이었다.

그 성경 속에서 인간만사, 정치, 경제, 인권을 터득한 것이다. 그래서 인권의 노예 해방과 국민을 위한 국민의 정부를 주장하게 된 것이다.그의 외모를 보면 긴 얼굴, 주걱턱, 검은 수염, 깊이 들어간 눈 등은 몸 전체의 언밸런스 균형이 잘 맞지 않는 딱 시골 농부 스타일이다. 더구나 그의 아버지는 구두 수선가로 워싱턴 정가의 멋쟁이들이 비웃고 조롱했다.


그 때마다 아브라함은 그들에게 당신도 그 분이 만드신 신을 신고 그 분이 수선한 신을 신으니 아주 멋지다고 추어주니까 그렇다고 하며 오히려
미안해 하고 아브라함을 더 존경하더라는 것이다.

이번 미국 대선에서 조지 부시는 엄청난 구설수, 아주 안 좋은 조건 속에서 재선운동을 했다. 미국의 영화감독, 가수, 연예인들이 부시 낙선운동을 하고 온 세계가 부시 안되기를 기다리고 또 상대방 민주당에서는 아주 절호의 기회로 삼고 하는 말마다 부시는 비판을 면치 못하게 했고 3차의 토론에서도 케리가 완승을 하다시피 했다.

부시는 처음부터 끝까지 똑같은 말만 되풀이 했다. 테러와의 전쟁, 국가 안보, 강력한 지도자, 우직하고 무식할 정도로 시종일관 그의 신념은 변하지 않았다. 그러니 좋은 말도 3번 이상 들으면 싫다는데 선거유세 정책이란 그것 뿐이니 얼마나 싫증이 났을까. 그리고 지금 미국사회가 낙태가 출생아 보다 더 많을 정도라는데 그것도 반대, 동성 결혼 반대, 줄기세포
인간복제 반대 등이니 현시대 풍조에 어울리지 않는 보수 골통으로 본 것이다.
케리는 약삭빠르게 대중들의 기호에 맞는 정책을 내세웠다. 이라크군 철수, 낙태 묵인, 동성
결혼 묵인, 줄기세포 연구 권장, 모든 게 부시와 반대였다. 그러니 인기상승이다.
매달 매주 나오는 갤럽조사에서도 거의 케리가 앞섰다. 나중에 US 주간지만 근소차로 부시
가 앞서거니 하다가 48:48 동률까지 됐었다. 분위기는 거의 케리가 되는 줄 알았다.

우직한 부시의 신념과 약삭빠른 케리의 인기는 드디어 11월 4일 아침 신문에 51% 대 48%로 5,900만여 표 대 5,500여만 표로 400여만 표 차로 부시가 당선됐다. 지도를 보면 동북부 귀퉁이, 중북부 호숫가, 그리고 서부태평양 가장자리만 파랗고 내륙은 완전히 부시 표였다.

서부 해변 동북부 대도시는 다인종과 소수민족이 몰려있는 곳이다. 내륙의 와십(백인-원주민)은 청교도들의 후예다. 신념과 보수적인 신앙과 신념의 무리라면 변두리 도심지 다민족은 각자 자신들의 이해관계에 쏠린 경향이다.이 나라를 건설하고 지켜온 원주민들은 자신들의 국토 안보와 미국의 자존심을 박살낸 알 카에다 테러들, 거기 연유된 나라를 곱게만 보기는 아직 시기적으로 이른 것 같다.

여기에 한국을 생각해 본다. 한국정치, 요즈음 아시다시피 신념도 철학도, 바른 정책도 없이 운동권 데모꾼들, 지역주의, 수시로 고개 드는 좌파이념들, 게다가 기회주의, 인기몰이 하는 이들 오합잡탕들이 모여 유구한 오천년의 역사를, 600년 고도를 하루아침에 박살내려는 민족의 파괴자들이 득실거리니 참으로 내 조국 앞날이 걱정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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