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한방 치료의 경이로움

2004-11-20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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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 오(PS 154 간호사)

한방치료는 너무나도 심오한 조물주의 우주자연 법칙을 깨닫게 디는 경이로움 그 자체이다. 일전에 실낱같이 가는 기혈의 실체를 사진으로 찾아낸 TV 기사를 보고 나는 기쁨을 금치 못했다.

드디어 언젠가는 한방의 경락, 기혈, 맥상 등의 신비로만 싸여있던 부분들이 서양의학의 최첨단 과학적 진단 기술등과 어깨를 나란히 하여 과학적으로 그 실체를 분석 실증하고 문헌으로 체계화 될 날이 멀지 않은 것 같다.
인간의 생은 희노애락, 오욕칠정의 굴레 속에 살면서 욕심 때문에 종종 그 균형이 깨지고, 혹 그 불균형의 상태가 너무 길고 심하게 되면
마음이 오랫동안 정도를 걷지 못하게 되고 드디어 심신의 아픔을 결과로 받게 되곤 한다.


그리고는 마치 불교에서 말하는 업을 짊어진 듯 우리네 칠팔십 짧은 인생은 마냥 힘겹게 느껴지는 것이 아닐까.그래서 많은 옛 성인과 도인들은 중용의 도를 지키며 살라고 설법하였나 보다.

사실상 주어진 인생을 항용 평상심만을 유지하면서 앞만 바라보고 유유자적 걸어가는 사람이 몇이나 되랴만, 또 누군가가 말하기를 엎치락 뒤치락 음지와 양지를 오가며 사는 것이 인생 사는 맛이 아니겠느냐 하면 할 말이 없다.

그래도 세상에는 이 고통을 덜어주려는 수많은 종교, 도, 요가, 동서양 의학 등 우리가 찾아 나서기만 하면 아픔을 덜고 살 수 있는 길이 도처에 있지 않은가.이 중에 내가 요즘 매료된 한방은 신비한 우주자연 섭리의 깊은 진리를 토대로 이 자연과 어긋나게 살아온 병든 몸을 치료하는 놀라운 자연요법의 하나이다.

한방의 침, 뜸, 쑥, 부황 요법으로, 양방으로는 이미 치유의 한계가 있는 많은 만성병, 고질병 환자가 나음을 입고 항생제 등 화학약물에 인이 박힌 현대인들의 숙제를 풀어주고 있다.양방의학 편에 서서 30여년이나 세뇌된 나에게는, 겨우 가느다란 침 하나로 약한 장기나 병
든 장기의 막힌 기혈의 흐름을 활발히 되찾게 해 주고 숨쉬고 살기가 고통스러운 지병을 떨쳐버리는 많은 사례를 보는 것은 참으로 오묘한 생명의 신비스런 기적을 보는 것 같다.

의원이 짚은 맥 속에 내가 어제 허우적거린 희노애락의 파노라마가 나타나고, 내 육장육부의 강하고 약함이 맥의 강약 등으로 나타나 똑딱거리며 병증을 속삭이고 있으니 이를 무슨 수로 감추랴.각기 태어난 얼굴에도 약한 내부 장기가 그려져 있고, 이 장기가 기능을 제대로 못하면 고
통의 세월과 씨름하며 살게되는 것인데...뛰는 맥 속에 나의 분노와 평안함이 나타나는 생명의 신비스러움은 슬픔과 기쁨의 눈물이 제각기 성분이 다르다는 말처럼, 생명체의 경이로움 바로 그것이다.

일간에 나온 향토 명의 책을 보니 어느 향토 명의가 말하기를, 한방에서 일컫는 일등 의원은 말 소리만 듣고도 환자의 병증을 알아 치료하고, 혹 도가 더 높은 명의는 그 날 어떤 환자들이 올 지를 미리 알고 약을 전부 준비했다고 하니 신국이라는 우리나라의 높은 한방 경
지는 가히 경이할 만한 일이 아닌가.

이른바 이등 의원은 환자의 얼굴만 살펴보고도 그 병세를 알아 치료하고 삼등의원은 진맥으로 귀신같이 병명을 알아 환자를 치료해 내는데 이 명의들은 우리네와 가까운 이웃에도 숨쉬고 있다.

살펴보건대, 이들의 공통점은 한결같이 물질의 탐욕을 초탈한 도인의 마음이요, 이들이 지닌 깊은 자비심과 사랑의 성품 때문에 이 귀한 의술이 인술이 되어 고치기 힘든 고질병들을 치유시키는 것이 아닌가 싶다.
이 분들이 오늘도 끊임없이 수련 정진 공부하며 아픈 인생들의 벗이 되어 더불어 살고있는 한 이 세상은 희망이 있고 한 번 살아볼만한 곳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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