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청교도와 성 프란치스코의 기도

2004-11-17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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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상복(사랑의 터키 한미재단 회장)

성경에 ‘항상 기뻐하라, 쉬지 말고 기도하라, 범사에 감사하라’는 구절이 있다. 세상은 날로 사악하고 각종 질병과 지진, 기근, 전쟁, 재난으로 많은 민족들이 어려움을 당하고 있다.

미국은 태풍과 홍수가 연례행사처럼 일어나 많은 사람들이 인명과 재산 피해로 고통을 당하고 있다. 신문이나 TV를 보면 매일 이라크전쟁 소식과 국내외 어려운 문제들이 보도되고 있다.


1620년 청교도 102명은 플리머스에 상당수의 인명 손실과 재산 피해로 큰 고난 끝에 도착했다. 그들은 먼저 하나님께 감사의 제단을 쌓고 후대에 신앙의 큰 유산을 남겼다. 교회, 학교, 병원을 설립했고 인류문화의 큰 기적을 후손에게 물려주었다.

우리가 사는 이 세상은 항상 어려운 문제들이 산적하다. 한국의 반만년 역사에도 여러 외침과 전쟁, 가난과 질병 등으로 국민이 고통을 당했고 세계 600만 동포들이 가는 곳마다 삶을 개척하느라 여러가지 어려움 속에서 힘들게 살았다.

그러나 감사하는 민족은 항상 번영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지난 공산주의 국가들은 항상 불평과 원망으로 자신을 정당화시키며 사회의 모든 문제를 내 탓이 아니라 남에게 전가하는 제도와 습관을 가지고 있다.

알고 보면 지옥과 천국의 차이는 간단하다. 감사함은 천국이요, 원망과 불평은 지옥이다. 우리가 사실 감사할 조건을 따져보면 한 두가지가 아니다. 우리가 사는 주위와 환경을 보면 사실상 모든 일이 잘 풀리고 형통하게 되는 것 보다 꼬이고 일이 잘 안될 때가 더 많다.

지구는 하루도 전쟁과 기근, 테러, 미움 속에서 시기와 질투가 그칠 날이 없다. 이런 어려움 속에서도 우리 모두는 다 화평해지기를 기대한다.상당수의 한인들이 신앙생활 속에서 새벽기도, 수요예배, 금요예배, 주일예배, 기타 성경공부로 모두들 열심이다. 많은 시간을 성경대로 하늘나라와 그 의를 위하여 기도한다. 그리고 나의 기도가 상달되어 형통하기를 원한다.

한국의 입시 때 부모들이 하던 기도는 오로지 나의 자녀만 입학을 원하는 기도였다. 모두가 1등을 원하지만 모든 시험에서 1등은 오로지 한 명 뿐이다.천지를 창조한 공의의 하나님이 비와 햇볕을 모든 인간에게 골고루 주심에 감사해야 한다. 감사할 조건에서 감사함은 누구나 할 수 있다. 반대로 도저히 감사할 환경과 여건이 되지 않아도 그 속에서 감사함은 매우 아름다운 일이다.

지난 18년간 해온 사랑의 터키 모금 행사를 돌아보면 감사한 일들이 너무도 많다. 성금의 80%는 홈레스에게, 20%는 중국과 북한 어린이용 종합 비타민 전달용으로 매 년 모금된다. 이는 성금하는 단체와 교회, 동포들의 뜨거운 열심이 없었으면 불가능한 일이다.


성경에서도 주는 것이 받는 것 보다 복되다 했지만 9.11 이후 각종 어려운 속에서도 사랑을 실천하는 것은 축복받을 행위이다. 우리 사회에는 지금 사업에서 성공했다는 얘기 보다 탄식 소리가 더 많다. 이는 나만이 당
하는 유일한 고통 같지만 주위에는 소외되고 가족이 없는 홈레스와 불우한 이웃들이 많다.

이런 상황에서 평화를 구하는 성 프랜치스코의 기도는 우리에게 이해와 사랑, 용서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주여, 나를 당신의 도구로 써 주소서. 미움이 있는 곳에 사랑을, 다툼이 있는 곳에 용서를, 분열이 있는 곳에 일치를, 의혹이 있는 곳에 신앙을, 그릇됨이 있는 곳에 진리를, 절망이
있는 곳에 희망을, 어둠에 빛을, 슬픔이 있는 곳에 기쁨을, 가져오는 자 되게 하소서.위로받기 보다는 위로하고, 이해받기 보다는 이해하며, 사랑받기 보다는 사랑하게 하여 주소서. 우리는줌으로써 받고, 용서함으로써 용서 받으며, 자기를 버리고 죽음으로써 영생을 얻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관심과 사랑을 이웃에 보여주는 이런 간절한 기도로 우리 모두 추수감사절을 나눔의 정신으로 기쁘게 보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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