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기자의 눈] 고마움을 나누는 계절

2004-11-16 (화)
크게 작게
장래준(취재1부 차장)

고대로부터 추수감사와 관련한 의식은 어느 나라에서나 찾아볼 수 있다. 이러한 의식이 교회의 한 절기로서 지켜지게 된 것은 영국에서 미국으로 건너온 청교도들에 의해 거행된 1621년 추수감사절의 영향 때문이다.

청교도들이 신앙의 자유를 찾아 메이플라워호를 타고 신대륙인 미국으로 건너온 때는 1620년. 하지만 심한 식량난과 추위, 기후 차이와 영양 실조 등으로 인해 첫 겨울에만 102명 가운데 44명이 죽었을 정도로 큰 고통을 겪어야 했다. 이들을 도와준 사람들은 원주민이었던
인디언들이다. 청교도들에게 옥수수 등의 곡물을 나눠주었고 농사짓는 방법도 가르쳐 줬다고 한다.


청교도들은 이듬해인 1621년 첫 수확을 할 수 있었으며 자신들을 도와준 인디언들을 초대해 곡식과 칠면조 고기 등을 함께 먹으며 신대륙에서의 첫 추수감사절을 가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후 매사추세츠주는 1623년 추수감사절을 공식 절기로 선포했고 미국 초대 대통령인 조지 워싱턴은 1789년 전국적으로 이를 지킬 것을 선포했다.
하지만 3대 대통령인 토마스 제퍼슨은 추수감사절이 왕의 관습이라는 이유로 이를 중단시켰고 1863년 링컨 대통령이 추수감사절을 미국의 연례적인 축일로 선포하면서부터 오늘에 이르고 있다.

이러한 유래에 따라 추수감사절의 근본 목적은 한해동안 보살펴 주고 풍성한 수확을 거두게 해준 하나님께 감사의 뜻을 표하고 새 곡물로 만든 음식과 추수감사절 관련 음식을 이웃과 나누어 먹는데 있다.

해마다 이맘때면 추수감사절과 관련한 훈훈한 행사가 잇따르고 있다. 사랑의 터키 한미재단이 18년째 홈레스들에게 터키를 전달하기 위한 모금 운동을 시작했으며 뉴욕감리교회, 브루클린한인회, 뉴욕한인청년회의소 등도 홈레스와 불우이웃을 돕기 위한 연례 활동을 각각 벌일 계획이다.

뉴욕한인청년회의소의 조나단 김 회장은 “매년 맨하탄 홈레스 기관에서 회원들이 터키를 비롯해 추수감사절 음식을 직접 서빙해왔다”며 “홈레스들이 음식을 먹으면서 고마워하는 모습을 보면서 자원봉사에 참가한 회원들도 기쁨을 함께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유난히 정이 많은 한인 사회인만큼 올해에도 감사를 이웃과 함께 나누며 한해를 뜻깊게 마무리할 수 있으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