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한인사회 정화작업

2004-11-15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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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중돈(법정통역관)

어느 독지가가 교포사회의 정화를 위해 불법 또는 탈법행위를 직업으로 일삼고 있는 한인들을 축출하기 위한 고발 기구를 설치하겠다며 팔을 걷고 나섰다.

상습적 범법자들을 관계기관에 고발하고 수사에 협조해서 그 뿌리를 뽑아 우리 한인사회를 스스로 정화하겠다는 성전의 선전포고다.우리 한인들 중에 많은 사람이 이런 탈법 분야에서 생활하고 있는 것은 다 아는 현실이다.


그 가장 부끄러운 것은 매춘 행위이다. 한인들의 매춘업의 본류는 국제적 밀입국조직이 지속적으로 매춘녀를 공급해 와서 저지르는 분야이며, 미국의 사법기관에서도 이들을 척결하기 위해 최근 칼을 뽑아 든 모양이다.

이와 유사한 업종으로 바로 우리 이웃에 만연되어 있는 한인들이 운영하는 퇴폐 맛사지 업소이다. 지금 한인 이발관에서 무면허 맛사지 영업을 하지 않는 곳을 찾기 어렵다. 이래서 매춘 조장 혐의로 경찰에 체포되는 이발사들의 수도 적지 않다.

리커 라이센스 없이 룸살롱식 술집을 운영하면서 바가지 영업을 하고는 단기간에 장소를 옮겨다니는 게릴라식 술집들도 있다. 이들은 음성적 매춘과 범죄조직과도 관련이 있다고 보고 있다. 이들 모두가 매춘 관련 불법행위들이다.

그 다음으로 큰 문제를 일으키는 곳이 각종 면허 대행업소와 학원 업소들이다. 면허를 위해 요구되는 필수 교육 기간을 적당히 눈감아 줄여주거나 불법으로 면허를 받도록 도와주는 부정이 늘어나고 있어 관계기관에서 이런 한인업계에 의심을 갖고 주목하기 시작했다는 소식이다.

가짜 운전면허증 때문에 이미 많은 사람이 체포된 바 있고, 사법기관에서 여태까지는 이런 사건을 무면허 운전 정도로 처분해 주던 것을 이제는 공문서 위조 형사범으로 다루고 있다.

불법 택시 영엽도 문제다. 이들은 합법적인 업자들의 이익을 해칠 뿐 아니라 면허 기관의 감독 밖에 있음을 악용해 바가지 요금이나 때로는 매춘 조직 등 심각한 범죄에 연루되는 일이 많다고 알려지고 있다.

최근에 물의를 빚어 단속이 벌어진 불법 하숙업이나 불법 셋방도 한인들이 저지르는 단골 메뉴에 속한다. 한인들의 생활 관습으로 하숙 영업이 어느 면에서 편리하고 요긴한 업종인 것은 부인할 수 없다. 기왕에 수요가 있는 직업이라면 미국 법의 적법한 절차에 따라서 양성화 해서 떳떳한 새로운 업종으로 발전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최근 불법 셋방은 세입자와 분쟁이 생겨도 법의 보호를 받지 못해 속 앓는 사람이 많다. 지하실을 불법 개조해서 셋방으로 내놓았다가 당국의 단속에 걸려 기대했던 수입의 몇 십배를 벌금으로 무는 우를 범하지 말아야 할 일이다.

최근에는 건설업자들이 무더기로 그 지탄의 대상이 된 적이 있어 업자들의 협회 차원에서 해명이 있었던 일이 있었다. 그리고 이삿짐 업소나 자동차 정비업소에 관련된 바가지 신고도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이 들린다. 이래서 최근에는 이런 분야의 한인 업자를 기피하고 중국인 업자를 쓴다는 한인들을 많이 만나보았다. 더 늦기 전에 양심적인 업자들이 앞장서서 그 손상된 이미지를 바로잡아야 할 때다.

뭐니뭐니 해도 한인사회에서 저지르는 가장 악질적 범죄는 불법체류자들을 등치는 사기사건이다. 안될 것을 알면서 영주권 신청용 스폰서를 팔아먹는 기업체나 종교단체들이 있는가 하면, 심지어 변호사나 존경받는 종교인들이 이런 일로 체포돼 부끄러운 경우도 있었다. 이런 자들을 척결하는 것이 이민온지 오래된 한인들의 할 일이다. 불법체류 상태에 있는 동포
들을 도울 수 있는 중요한 책무이다.

이제 우리의 어두운 곳을 청소하고 밝히려는 용기있는 선도자가 나왔다. 이런 고발기구의 활동에 그 대상자들의 반발 또한 만만치 않을 것이고 많은 어려움이 따를 것이다. 아무쪼록 어려운 일에 도전을 선언한 용기 있는 독지가에게 많은 뜻있는 한인들이 참여하고 격려가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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