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2004년 미대통령 선거를 보면서

2004-11-04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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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명훈(재활의학과 전문의)

시종일관 백중세를 유지하면서 격돌해온 금년 대선은 미 주류는 물론 미국의 모든 소수민족의 전례가 없는 관심을 끌어 왔다.

개인이나 사회 집단, 민족, 혹은 국가별로 그 관심의 이유가 있을 것이다. 모든 정치적 사고나 행위는 개인이나 집단의 이익을 대변함은 두말 할 나위가 없다.누가 당선이 되면 나에게 어떤 이득이 될 것인가에 초점이 맞추어진다. 이는 정신적이거나 물질적인 이득, 혹은 전자와 후자의 동시 충족을 추구하는 것이다.


물론 혹자는 세계 평화와 인류의 행복만을 원하기도 할 것이지만 누가 당선되든 미국시민과 미국의 국익이 우선함을 어느 누구도 나무랄 수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민의 땅에 뿌리 내리고 정치적 영향력을 키워가야 하는 우리 동포들에게는 더욱 의미심장한 선거가 아니었나 한다. 아무리 우리가 이제는 주인의식을 갖고 미국 시민으로 살아가야 한다고 다짐해 보아도 이는 단지 머리로 하는 말이지 가슴으로 하는 말은 아니다. 따라서 우리는 조국에서 일어나고 있는 크고 작은 현실에 자연 민감하게 반응하게 된
다.

조국의 현실은 앞이 보이지 않는다. 북한의 인권과 핵무장, 중국의 동북공정이란 꼼수(?) 또 일본의 재무장 등은 고사하고 국내 리더십의 부재 즉, 비전이 없다는 것이 우리를 더욱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

국가 경쟁력의 약화, 나아가서는 우리의 일을 우리가 결정할 수 없어 남이 결정해 주는 상황이 닥아서고 있는 것은 아닌가, ‘역사는 스스로 되풀이한다’는 말이 걱정스럽다는 말이다.

어느 식당에서 한 40대로 보이는 사내가 소주 걸친 목소리로 울부짖던 ‘삼팔선으로 갈라놓은 것도 미국이고 저들의 이익을 위해 한반도에서 전쟁을 했고 이북을 굶주리게 하고 또 통일을 반대하는 것도 미국이다’ 말이 생각난다.

정말 그럴까? 그렇다면 우리는 무엇을 했는가. 무엇을 할 수 있었는가를 생각해 볼 일이다.또 얼마만큼 우리가 이번 미국 선거에 영향력을 주었는지, 당장은 알 수 없지만 언제인가는 유대인들의 영향력처럼 중요한 미국 의 정치세력으로 부상하리라 생각한다.

미국의 안보와 테려와의 전쟁, 그리고 도덕적인 가치의 수호, 나아가서는 자유민주주의의 파급이 이번 선거 결과 정치적 힘을 얻어 금세기를 주도하게 될 것이다. 그렇다면 어떤 식이든 한반도에서의 소용돌이는 불가피한 것이 아닌가?

치열한 접전 끝에 이번 선거에서 부시대통령은 재선의 고지를 무난히 탈환했다. 이제 한 소시민으로서 그의 재선을 축하하며 바람이 있다면 그가 제시하고 있는 확실한 비전과 정책으로 세계를 잘 이끌어 주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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