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준철 <재정 컨설턴트·법학박사>
’악화가 양화 구축’…편법 등에 종지부를
최근 미주 한인사회에서 잇달아 보도되고 있는 각종 탈세·투자사기 사건들은 안타깝게도 동포사회 의식수준의 현주소를 시사하고 있다.
새삼스러운 얘기지만, 최근 미 동부 지역에선 현금취급 소매업에 종사하는 한인업주들의 탈세 혐의가 밝혀지면서 각종 처벌과 함께 국외추방 명령까지 받는가 하면, 매춘·돈 세탁 혐의를 받던 한 LA 한인의 집에선 탈세한 것으로 여겨지는 현찰 뭉치 240만달러가 압수돼 충격을 던져 주었다.
더욱이 LA 지역에서 문제가 된 ‘C사 투자 스캔들’의 경우, 월 명세서를 허위발행하고 투자자들의 돈을 불법전용 했다니 도대체 어느 나라 이야기인지 가늠이 안 된다. 미국의 증권법 상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인 것이다.
한 나라의 정치수준은 대통령 등 정치인을 선출하는 국민들의 자질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재정전문가를 선택하는 투자자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기본적인 증권중개 면허마저 없었다는 사기 장본인의 ‘고수익 보장’이란 유혹에 수백만달러씩을 건넸다는 피해자들 역시 허물이 없다고 말하기는 힘들 것이다.사실 이와 같은 일들은 한인 사회에서 언제든 재연될 가능성이 상존하고 있다.
금·외환을 취급하는 업체에 친구가 돈을 맡겨 손해 위험 없이 매달 고수익을 챙겨 받는다 친지의 사위가 일하는 금융사에서 늘 엄청난 수익을 보장해준다더라 이런 얘기들을 상담과정에서 들을 때마다 마치 ‘시한폭탄’을 대하는 느낌이다.
무리한 탈세 행위나 지나친 기대에 발목 잡히는 투자사기 피해의 공통점은 미국사회 매커니즘에 대한 무지에서 비롯된다는 것이다. 적법절차에 따른 절세 및 투자 방법에 대한 최소한의 상식만 있다면 미연에 방지될 수 있는 일들이기 때문이다.
실례로 중소 사업주라면 절세·자산 증식·상속 등의 목적에서 활용할 수 있는 금융장치가 적게 잡아도 수십 가지나 되고, 어설픈 금융사 직원들은 그 기본 개념조차 파악하기 어려울 정도로 대단히 정교한 플랜들이 즐비하다.
심지어 자녀·손자들의 교육비 마련 목적으로 이용되는 529플랜을 통해서도 면세 혜택을 받으며 거액의 자금을 증식시켜, 본인 자신의 은퇴 후 비용 또는 상속자산으로 활용할 수 있는 여러 방안이 있다.
문제의 핵심은 ‘정도’엔 아예 관심조차 없고 무조건 ‘편법’만을 추구하는 이상심리이다. 변호사·의사 외면하고 불법 브로커·무면허 돌팔이를 찾는 이들과 유사하다. 그래서일까. 영국의 토마스 그레샴 경은 일찍이 지난 16세기에 악화가 양화를 구축한다는 유명한 말을 남기기도 했다.
문의:(201) 723-44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