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

2004-04-22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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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병국(픽포스터 대표)

우리 한국사람들은 항상 무슨 일이든 벌어지고 난 후에 허둥지둥하는 나쁜 습관이 있다. 그래서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속담이 잇는데 얼마나 적합한 표현인지 우리 조상들이 만들어낸 속담과 고사성어들이 현실과 너무나 가깝게 있음을 알 수가 있다.

얼마 전 유엔본부 내 기념품 판매점에 전시 판매되고 있는 유엔 회원국 국기모음 티셔츠에 우리 태극기는 빠져있는 반면 북한의 인공기가 버젓이 들어가 있는 기사가 보도되어 진실로 아연함을 금할 길이 없었다. 그리고 얼마 후 다시 보도된 내용 중에는 뒷면에 태극기도 들어있음을 확인한 기사가 게재되었다.


도대체 어느 보도가 잘못 되었으며 왜 그런 보도가 나와 허둥지둥 외양간 고치는 일들이 발생되었는지 한번쯤은 짚고 넘어가 보아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나중에 보도된 내용이 사실이기를 진심으로 바라지만 혹시라도 외양간 고쳐서 불을 끈 내용이라면 이것은 보통 일이 아닌 것이다.

혹시 전자가 사실이었다고 하면 지난해 7월부터 이곳에서 팔려나가 세계 각국 관광객에게 보급이 되었다고 하면 이에 대한 책임을 누가 질 것이며 또한 시정이 시급하다는 생각이 든다.

한국정부는 여러 정보채널을 통해 국내는 물론 해외에 수많은 정보기관의 요원들을 활용하고 있다. 이들은 유엔본부 한국대표부는 물론이고 뉴욕총영사관에서 각자 임무에 충실하게 임하고 있으리라 생각이 든다. 그러나 이것이 사실이었다면 근 1년간이나 캄캄하게 모르고 있었다는 것에 이해를 할 수가 없다.

또한 후자의 보도와 같이 사실이 아니었다면 다행이지만 아니 땐 굴뚝에서 연기 날리 없는 것이니 꺼진 불도 다시 살펴보는 심정으로 임무에 충실하여야 할 것이다.

특히 이곳 뉴욕에는 그 외에도 KOTRA, 무역협회, 관광공사, 한국문화원을 비롯, 각 은행 지점과 지상사들이 줄줄이 나와서 활동하고 있다. 또한 미국의 수도 워싱턴이 근접해 있으므로 정치와 경제적인 입장은 물론이고 북한을 인식한 대한민국 정부의 여러가지 우월성을 강조하는데도 한 몫을 하고 있는 것이다.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도 맑다고 했다. 현재 한국 정부가 정쟁으로 인해 정치 부재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고는 하지만 해외에 나와 국사를 보고 있는 사람들마저 흥청망청하며 허송세월을 하고 있다면 이는 진실로 위험천만이며 직무 유기가 아닐 수가 없는 것이다. 비록 본국의 사정이 여러가지로 어렵다고 하지만 어느 형태이건 해외에 나와 국사를 수행하고 있는 사람들은 본분에 최선을 다 하여야 할 것이다.

얼마 전, 뉴욕 평통이 대통령 탄핵에 대한 성명을 내고 자체 분열하는 양상을 보였다. 평통은 남북의 평화통일을 위해 대통령의 자문을 맡고 있는 대통령 자문기구이다.


필자의 견해로는 뉴욕평통은 정부의 대표기구로 나와있는 뉴욕총영사관과 협의 유대 아래 남과 북의 평화적인 통일방안에 대해 모색하며 해외에 나와 사는 국민의 한 사람으로 조국의 번영과 안녕에 대한 염원으로 발전적인 방안을 창출하여 대통령에게 건의하는 정도로서 그 소임을 다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생각한다.

무엇 때문에 조국의 정치에 관해 왈가왈부하며 그것도 뉴욕평통 전원의 의사가 아니었다면 평통 지도부가 지탄을 받아 마땅하다는 생각이 든다.그러나 서로의 의사가 상반되었으면 서로 시정하고 화합의 길로 가야 할 평통이 서로의 주장이 상반되었다고 분열까지 몰고 가는 사태는 평통 모두의 잘못이며 이는 바로 한국사람들의 화합하지 못하는 습성을 그대로 노출한 것이 아니고 무엇인가.

이제 우리 모두는 하나가 되어야 한다. 이민자건 정부에서 파견 나와있는 사람이건 유학생이건 어떤 형태로 뉴욕에 살고 있건 서로 화합하며 뉴욕의 같은 하늘 아래 살면서 조국의 발전과 번영에 다 같이 협력해야 한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우에서 벗어나 항상 미리 대처하며 참신하고 새롭게 만사 모두 이루어질 수 잇는 내일을 향해 힘차게 나가기를 바란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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