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사설] 수치스러운 밀입국 실태

2004-04-20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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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국경을 통해 밀입국한 한인여성들의 수송을 알선했던 한 한인이 본보에 폭로한 한인 밀입국 조직의 실태는 매우 충격적이다. 이러한 실태는 앞으로 한인사회의 위상을 추락시키고 재미 한인들에 대한 미국인들의 부정적인 시각을 형성시킬 것으로 크게 우려되고 있다.

지금까지 한인들이 캐나다 국경을 통해 밀입국하다가 적발되어 체포된 사건은 종종 발생해 왔다. 그러나 이번에 드러난 밀입국 실태는 매우 치밀하고 조직적인 범법행위라는 점에서 엄청난 비난과 처벌의 대상이 될 수 있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한인 밀입국조직은 한국에서 밀입국 여성을 모집하여 캐나다에 입국시킨 후 몰래 국경을 통해 미국에 밀입국시켜 목적지까지 수송해 준다는 것이다. 또 이 밀입국 여성들은 1명에 1만5,000달러씩 지불한 뉴욕의 한인 유흥업소에 넘겨진다는 것이다.


한국의 IMF 사태 이후 심해진 밀입국 사태는 9.11 테러사건으로 미국 입국에 대한 제한이 까다로워지면서 더욱 기승을 부리고 있다. 한인들이 어떤 경로를 통해서든 미국에 많이 와서 정착할 수만 있다면 한국에도 도움이 되고 재미한인사회의 발전에 큰 보탬이 될 것이다.

그러나 조직적인 범법행위로 밀입국을 하여 미국에서 사회적 비판의 문제가 된다면 오히려 한국과 한인사회에 해악을 끼칠 뿐이다.

더욱이 이번에 드러난 밀입국 조직은 술집과 마사지 팔러등에 여성들을 공급하기 위해 밀입국을 주선하고 있기 때문에 밀입국에 그치지 않고 매춘, 감금사건 등 다른 범법사건을 일으키고 있다. 이미 이러한 사건들이 표면적으로 드러나서 당국의 단속을 받기도 했고 미국 언론에서 집중 보도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만약 이러한 밀입국과 감금, 매춘 등 사건이 잇달아 발생한다면 한인사회의 이미지가 실추되고 모든 한인들이 큰 타격을 받게 될 것은 자명한 일이다.그러므로 이런 인신매매와 매춘에 관련된 밀입국 사태는 근절되어야 한다. 밀입국 조직이 활개를 칠 수 없도록 단속이 강화되어야 함은 물론 뉴욕의 한인 유흥업소에서 밀입국 조직을 통해 종업원을 조달하는 범법행위가 하루속히 사라져야 한다. 이번 폭로사건을 계기로 밀입국 관련자들의 각성과 한인사회의 경각심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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