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기자의 눈] 아리랑에 담긴 한인 학생들의 정열

2004-04-14 (수)
크게 작게
이민수 <취재부 부장대우>

2세들이 모든 정열을 다 쏟아 ‘아리랑’을 연주하는 모습을 보면서 가슴 뭉클한 느낌에 사로잡힌 적이 있다.

지난달 말 퀸즈 프랜시스루이스고등학교에서 개최된 제14회 국제 페스티벌 대회 취재를 하던 기자에게 가장 감동적인 아리랑 연주를 들을 수 있는 행운이 왔었다.


이날 행사 2부는 이 학교 한국클럽 학생 순서로 시작됐다. 사물놀이팀이 무대에 나오더니 징, 장고, 꽹과리, 북으로 흥겨운 소리로 분위기를 돋우었다.

어디서 바이얼린과 플룻, 비올라, 첼로 연주자들이 조용히 무대로 나와 사물놀이팀과 함께 아리랑을 연주하기 시작하더니 이어 여학생과 남학생 커플로 된 싱어와 전자기타, 드럼 등으로 구성된 밴드그룹이 나와 무대를 꽉 채운 후 아리랑을 힙합 및 감미로운 발라드 창법을 섞은 현대곡으로 편곡해 연주했다.

사물놀이의 한국 전통악기와 서양 고전 악기, 그리고 현대 밴드가 일체가 돼 아리랑을 10여분에 걸려 연주할 동안 강당을 메운 곳곳에서 한인 학생들은 한국 월드컵의 특유 박수소리와 함께 대~한민국을 외치는 물결을 만들었다.

자신들의 젊음을 아리랑 곡에 실어 연주하는 모습은 대견스럽다는 차원을 넘어 새로운 감흥으로 와 닿았고 김덕수 사물놀이팀과 KBS 오케스트라단이 유엔본부에서의 가졌던 음악회 이상의 멋진 연주회로 돋보였다.

이 자리에 참석한 한인 학부모들은 생각보다 잘한다는 탄사를 연거푸 자아냈다.이 연주회를 감상하며 한인 청소년 문제는 아리랑 한곳만 연습시키면 다 해결될 것 같은 강한 느낌에 사로잡혔었다.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