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사설] 한국어 전문학교 시급하다

2004-04-13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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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저지주에서는 한국학교에서 학생들이 배운 한국어 교육을 일반고교의 제2외국어 학점으로 인정하는 새로운 교육제도를 실시한다고 한다. 이같은 제도는 이미 2001년 주의회에서 입법되었는데 최근 주 교육국이 시행세칙을 마련하여 오는 9월부터 실시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제도가 실시될 경우 한인사회가 받는 이점은 매우 크다. 갓 이민온 학생들은 고교졸업 기준에 포함된 제2외국어 학점을 쉽게 취득할 수 있게 될 것이다. 또 오래 전에 이미 온 학생들의 경우 한국학교에서 배우더라도 한국어만 잘 하면 제2외국어 과목에서 우수한 학점을 받을 수 있게 되므로 한국학교의 교육이 크게 활성화 될 것으로 기대된다.

그 뿐이 아니다. 외국어 학점을 인정받기 위해서는 한국학교에서 교육을 받은 후 일정한 시험을 치러야 하지만 한국학교가 미국학교의 학점 취득을 위한 교육을 담당한다는 것은 한인 커뮤니티의 역할 증대를 의미하기도 한다.


한국학교의 교육이 미국 교육제도의 일부로 인정을 받게 됨에 따라 외국인들이 한국학교의 수준을 인정하게 되고 따라서 한국학교는 외국인을 위한 한국어 전문교육기관으로 큰 역할을 담당할 수 있게 될 것이다.

그런데 이 제도의 시행을 앞두고 한인사회에는 주 교육국의 기준에 맞는 교육기관이 전무한 상태라는 것이다. 한인사회에는 지역별로, 또는 교회마다 한국학교가 있으나 교사의 자질이나 학교의 시설, 수업시간 등이 주 교육국의 정식 승인을 받을 수 있는 수준에는 이르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말하자면 고교의 제2외국어 학점 취득 교육이 한인사회에 위탁되었으나 한인사회에는 이를 받아들일 태세가 갖추어지지 못한 상태라는 것이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이제 한인사회에는 한인 2세 어린이들에게 한국어를 깨우쳐주기 위한 한국학교 뿐만 아니라 한국어를 제대로 가르치는 한국어 전문교육기관이 필요한 때가 되었다. 고교마다 한국어를 제2외국어로 인정하고 또 대학에서도 한국어과목을 교과 과목으로 채택하는 추세가 점점 늘고 있는 이 때 한인사회에 한국어 전문교육기관이 생겨 미국내의 한국어 교육을 이끌어 가
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이번 뉴저지주의 한국어 학점 교육제도를 계기로 한국학교 교육관계자들은 힘을 합쳐 한국어 전문교육기관을 설립해야 하며 뉴저지와 같은 한국어 교육제도를 타 주로 확대하는 운동을 적극 펼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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