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기자의 눈] 장애는 불행이 아닌 불편

2004-04-13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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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수 <취재부 기자>

국제재활협회 이사회는 지난 1970년 각국에 ‘재활의 날’ 제정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그로부터 6년 후 유엔은 제31차 총회를 통해 1981년을 ‘세계 장애인의 해’로 정하게 된다.

유엔은 당시 모든 국가는 장애인들의 사회적 참여가 여러 분야에서 충분히 이루어지고 다른 국민들과 동일한 기회와 동등한 대우를 받을 권리가 보장되며 신장되도록 최대한으로 노력해야 한다며 국제사회에 장애인 문제를 공식 제기했다.


이에 한국정부는 장애인복지에 대한 국민적 관심을 촉구하고 장애인을 올바르게 이해하며 장애인의 재활의지를 고취한다는 목적으로 1981년 4월20일을 ‘장애인의 날’로 선포했다. 그후 매년 장애인의 날 행사를 20회 이상 치러왔지만 장애인에 대한 우리네 인식은 크게 나아진 것이 없어 아쉬움이 남는다.

세계인구의 10%가 장애인이라는 사실과 이 가운데 후천적인 장애인이 전체 장애인의 93.3%라는 통계는 장애가 결코 선천적 장애인들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해 준다.

특히 사고와 질병으로 장애를 얻은 후천적 장애인들은 선천적 장애인들보다 장애 극복능력이 낮아 이들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지원이 요구되고 있다. 한국은 매년 6만명 이상이 장애 판정 받고 병원 문을 나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장애인의 날을 기념해 오는 18일 오후 6시 아름다운 교회에서 뉴욕 공연을 갖는 베데스다 현악 사중주단 멤버들은 모두가 휠체어 장애인(소아마비)들로 긍정적이고 적극적인 생각으로 자신들의 장애를 극복, 각자의 분야에서 당당히 성공한 음악인들이다.

베데스다 현악사중주단의 제1 바이얼린을 맡고 있는 차인홍 교수는 신체적인 장애는 불편한 것이지 결코 불행한 것이 아니다라며 내재해 있는 자신의 능력을 최대한 발휘하라고 당부한다.

이번 음악회를 통해 모아진 수익금은 장애우들이 함께 지낼 복지홈 개축에 사용된다고 한다. ‘인간승리’의 감동이 기대되는 이번 음악회에 참석, 장애우 사랑을 실천하고 장애인에 대한 편견을 바로잡는 소중한 시간이 되었으면 한다. 나아가 장애우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과 보살핌이 넘쳐나는 성숙한 한인사회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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