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조심, 조심, 또 조심

2004-04-12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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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명욱 칼럼

미국에는 승용차가 많다. 미국에서의 승용차는 발 역할을 한다. 전철과 기차, 버스를 이용하는 사람도 많지만 승용차를 사용해 교통수단으로 이용하는 사람들이 더 많은 것 같다.

그러기에 승용차는 미국에선 사치용이 아니다. 이민와 몇 년이 지나면 승용차 세차도 자주 안 하게 되어버린다.

하지만 이민의 삶과 떨어질 수 없는 것이 승용차다.

동네 길을 가든, 고속도로를 가든 차는 항상 조심해서 운전해야 한다. 차 사고는 언제 어느 곳에서 일어날지 모르며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운전을 하는 사람은 항상 양보하기를 좋아해야 한다. 이것을 방어운전(defence drive)이라 하는데 언제나 안전한 운전 방법이다.


교통 사고는 동네 길에서도 흔히 일어난다. 밤길 친구의 집을 방문하고 고속도로를 잘 지나(음주운전 절대불가, 안전벨트 절대착용) 왔지만 집에 가까이 오면 마음이 해이해 질 수 있다.

“집까지 다 왔는데 무슨 일이 있으랴!” 천만이다. 해이해진 마음 상태의 운전은 절대 금물이다. 집 앞에 와서 안전하게 주차할 때까지 긴장을 놓지 말아야 하는 게 기본이다.

그렇지 않으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 아무도 모르게 된다.

낮 시간이든 밤 시간이든 사거리 앞에서 기다리며 신호가 바뀔 때, 신호 바뀌기가 바쁘게 급히 지나가는 것도 금물이다.

속도를 내 오던 다른 길 자동차가 미처 정거를 못하고 빨강 불에 그대로 지나갈 때가 있기 때문이다. 이 때는 신호가 빨강 불에서 초록색으로 바뀐 후 잠시, 아주 잠깐이라도 다른 길을 살펴 본 후 차를 움직이는 것이 좋다.

몇 년 전, 사거리에서 당한 나의 교통사고 경험 중 한가지 예다.

이 때의 사고로 6개월간 병원을 다녀야 했다.


사고는 분명히 다른 길에서 오던 자동차에게 받쳤지만 판결 결과는 50대 50으로 나왔다. 자동차보험료 올라간 것은 당연했다. 이래저래 손해를 보았다.

교통 사고는 고속도로에서도 동네 길 못지 않게 일어난다. 고속도로 운전할 때는 여러 가지 조심해야 할 것들이 많다. 그중 가장 조심해야 할 것은 졸음이다.

특히, 두 시간 이상 장거리를 운전할 때는 졸음상태가 되어서는 안 된다. 고속도로 운전 시 졸음은 사고와 연결되며 사고는 죽음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졸음이 올 때는 바로 쉬는 곳으로 빠져 10분이나 20분 정도 눈을 붙이고 다시 운전해야 한다.

아무리 바쁜 경우에도 이것은 필수적으로 해야 한다. 만약의 경우, 쉬는 곳이 30분이나 한 시간 이상 가야 나온다면 라디오를 크게 틀어놓고 가는 것도 졸음을 이길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다.

또 함께 가는 사람이 있으면 얘기를 하며 시끄럽게 가는 것도 한 방법이다.

고속도로는 여러 가지 종류의 많은 자동차들이 지나간다.

운전이 서툰 사람은 1차선은 피해야 한다.

1차선은 추월선으로 자동차를 추월할 때만 사용한다.

2차선이나 3차선이 안전하다. 그리고 큰 트레일러 옆에 같이 가거나 뒤따라가지는 말아야 한다.

트레일러는 보통 승용차보다 중량이 수배에서 수십 배나 더 나간다.

고속도로에서의 트레일러는 빠른 속도로 지나가기 때문에 작은 차들은 트레일러가 지나가면 출렁거릴 정도로 위협을 느낀다.
트레일러 뒤를 따라가다 평생 중증 장애인이 된 사람이 있다. 흔치 않은 일이지만 일어난 사건이다.

나의 신학교 선생 중, 한 교수의 아들에게 닥친 불행이다. 선생의 아들은 명문대학을 나온 유망주였다. 하루는 이 아들이 트레일러 뒤를 우연히 따라갔다. 가던 중 트레일러가 트레일러를 끄는 앞부분 머리와 연결된 핀이 뽑아졌다. 뒤로 떨어진 트레일러에 쫓아가던 그의 자동차는 그대로 받쳐 박살이 나 버렸다.

병원으로 옮겨진 그는 인사불성이었다. 불행 중 다행으로 생명에는 지장이 없었다.

하지만, 그는 평생 하반신을 쓸 수 없는 중증 장애인이 되었다. 선생은 수업에 들어온 학생들에게 이 사실을 알려주고는 슬퍼해 하며 운전을 조심하라 했다. 그 얘기를 들은 지 오래다.

난 지금도 고속도로에선 트레일러 뒤는 절대 따라가지 않는다.

L.A.에서 뉴욕까지 자동차로 오려면 사막을 지나야 한다. 사막을 지날 때 속도제한은 시간당 90마일이다.

두 번 왕복한 경험을 가진 난 그 곳에서 100마일로 달린 적이 있다. 과속이다. 운전 중 지켜야 할 것은 속도제한이다. 속도제한은 그냥 만들어 놓지 않았다. 생명을 귀중히 여긴다면 법은 따라야 한다.

조심, 조심, 또 조심할 것은 자동차 운전인 것 같다.

김명욱(목회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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