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누가 예수를 죽였는가?

2004-04-09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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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건용(커네티컷)

주일예배 후 목사님이 주신 종려나무 가지를 들고 집에 돌아오면서 2000년 전 예수의 고난이 언뜻 머리에 떠올랐다. 가까운 친구의 권면으로 수일 전에 관람한 ‘그리스도의 수난’을 생각해 보면서 과연 ‘누가 예수를 죽였는가?’라는 질문을 해 본다.

2000년 전 예수 그리스도는 유대인으로 유대에서 살았으며 ‘유대의 왕’ 또는 ‘하나님의 아들’이라 스스로를 칭하였던 것이다. 시골뜨기 나사렛 예수가 병을 고치면서 진리를 가르치고 하나님의 뜻을 전하는 모습을 보고 이를 미워하면서 시기한 대제사장, 서기관, 그리고 백성들의 장로들은 예수를 처형하기로 결정하고 그의 종들로 하여금 겟세마네 동산에서 예
수를 체포하여 채찍질 한 후 빌라도에게 넘겨주어 사형에 처하도록 하였던 것이다.


비록 자기는 책임이 없다면서 손을 씻은 빌라도와 유대인들, 그리고 예수를 직접 십자가에 못 박은 로마 병정들은 예수를 죽였던 것이다.그러나 예수의 주검을 하나님은 “그가 찔림은 우리의 허물이오, 그가 상함은 우리의 죄악을 인함이라, 그가 징계를 받음으로 우리가 평화를 누리고 그가 채찍에 맞음으로 우리가 나음을 입었도다”라고 본 영화에서도 큰 화면에서 이사야서 53장 5절을 통하여 예언을 하였다.

예수의 주검이 하나님의 뜻으로 이루어졌음을 관람객들에게 분명히 말해주고 있는 것이다.예수 자신도 “나는 선한 목자라 선한 목자는 양들을 위하여 목숨을 버린다”라고 말하면서 예수는 자신이 죽지않을 권세가 있지만 하나님의 사랑이 예수로 하여금 스스로 주검을 택하게 하였던 것이다.

물론 가롯 유다라는 마귀의 행세도 예수의 주검에 연유함을 부인할 수
없는 것이다.예수로 분장한 영화배우 제임스 캐이비젤이 말하였듯이 “우리 모두가 예수 그리스도의 주검에 대한 비난을 받아야 할 것이다. 나와 당신의 죄가 그리스도로 하여금 십자가에서 못 박혀 죽게 된 것이다” 예수의 주검은 유대인을 비롯한 온세계 모든 인류들의 죄와 그리고 나의 죄로 인한 것임을 나는 본 영화를 통하여 절실히 느꼈던 것이다.

교황 바오로 2세는 본 영화를 관람한 후 “그 옛날에 있었던 일과 다름이 없는 사실을 기록한 영화이다”(It is as it was.)라고 평하였으며, 세계적인 부흥사 빌리 그래함 목사도 이 영화를 관람하던 중 너무 감동을 받아 눈물을 흘렸다고 하면서 “본 영화 한편 안에 평생의 설교가 들어있다”고 찬사하였던 것이다.

세계적으로 논의가 많은 본 영화는 반 유대적이라는 논평을 많이 듣고 있으나 이 영화를 제작하고 감독한 멜 깁슨은 본 영화를 제작하고 감독하는 동안 “성령이 나와 함께 하셨다”고 말하면서 유대인을 미워할 이유가 없음을 강조하였다. 성모 마리아로 분장한 영화배우 매이아 몰겐스턴이 유대인임과 그의 부모들이 2차대전 당시 히틀러에 의하여 수용소에서 학살당한 사실을 깁슨은 명기하고 있는 것이다.

유대인들의 비난은 본 영화에서 그리스도를 너무 혹독하게 처형하는 장면과 로마 총독인 본디오 빌라도를 너무나 인자하게 묘사한 것으로 추측을 하면서 멜 깁슨이 그 당시에 있었던 사실을 그대로 영화한 것일 뿐 반유대적인 영화는 아니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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