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기자의 눈] 그 사람과 친하세요?

2004-04-05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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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혜(특집부 부장대우)

‘그 사람과 친하세요?’취재원들을 만나보면 종종 이런 질문을 받는다. 어떤 사람에 대해 말을 하려 할 때 던지는 질문이다. 좋든 좋지 않은 얘기든 상대방이 혹시나 잘 아는 사람이면 얘기가 전달될 까봐 우려해서 혹은 자신이 비난하려는 사람과 같은 부류의 사람일까 걱정되는 지 첫 마디를 이렇게 시작한다.

무슨 말인 지 궁금해서 호기심에 ‘잘 모른다’고 대답할 때도 있지만 남을 비방하는 싫은 소리인 것 같으면 ‘아주 잘아는데요’라고 대답해 버린다.


그 사람과 가깝다고 해서 경계할 필요도 없고 좋지 않은 얘기면 차라리 꺼내지 않는 것이 좋을 듯 싶은데.한인들을 접하다보면 문화계 인사든지 사회 단체 인사든지 누구에 대해 칭찬하는 소리를 좀처럼 듣기 힘들다. 대체로 부정적이고 타인에 대한 무관심이 지배적이다.

그 사람이 갖고 있는 장점보다는 단점이 특히 부각되며 자주 입에 오른다. 특히 경쟁 관계에 있는 경우 더욱 심하다.상호 비난 때문에 한인 사회의 얼마나 많은 단체가 분열과 반목을 겪고 있는가....

누구누구와 가깝다는 이유로 그 사람과 거리를 둘 필요도 없고 똑같이 매도할 이유가 없는데 우리는 종종 친하다는 이유만으로 패를 가르는 일이 많다.

조금만 칭찬을 해줬어도 서로를 미워하거나 배신하는 일은 없을 텐데...
인터넷을 검색하다 보니 이런 책 제목이 눈에 들어왔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21세기 북스 출판). 경영관리와 리더십 분야의 권위자인 켄 블랜차드는 이 책에서 회사와 가정에서 인간관계로 고민하는 사람들을 위해 성공하는 인간관계 비결중 하나로 ‘고래반응’을 들었다.

플로리다 씨월드 해양관에서 무게 3톤이 넘는 범고래들이 멋진 쇼를 연출할 수 있는 것은 조련사가 고래에 보여준 긍정적인 관심과 칭찬, 격려라고 했다. 이 책은 범고래와의 관계가 인간 사이의 관계가 다르지 않다며 범고래가 가르쳐준 지혜로 ‘긍정적인 것을 강조하라’, ‘잘한 일에 초점을 맞춰라’, ‘무관심이 최대의 적이다’, ‘과정을 칭찬하라’, ‘고래반응이 가정과 회사를 살린다’, ‘칭찬은 결코 배신하지 않는다’라고 기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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