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한글학교 중요성과 부모의 역할

2004-04-05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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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경미(뉴욕참교회 한글학교 디렉터)

한국인으로서 한국말과 글을 아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이민사회와 가정에서는 정확한 이민국가에 적응하기 위해 그 나라의 언어와 문화를 습득하는 것이 우선순위가 된다.

자연적으로 우리 자녀에게 한국인으로서의 자아에 대한 정체성과 그것을 성취하는데 수단이 되는 말과 글을 배우는 시간과 기회가 줄어드는데 이러한 환경에서 지역사회 안에 있는 많은 교회와 기관에서 유료든 무료든 우리 아이들을 위해 제공되고 있는 한글학교의 역할은 참으로 소중하다.


3월 26일자 한국일보 커뮤니티 동정란의 ‘한인 정체성 심어준 후 미국문화 적응케 해야”라는 기사에는 이중문화 속에서 갈등하는 자녀들에게 한인으로서의 자긍심과 정체성을 먼저 심어준 후 미국문화에 동화, 적응해 나가는 가정교육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굳이 이러한 연구 사실이 아니더라도 대부분의 부모들이 이제는 무조건 미국적인 것을 우선으로 여기지 않고 이중언어와 자기 신분에 대한 주체성의 중요성이 이 사회에서 환영받고 있으며 실제적으로 자녀들을 흔히 말하는 성공적인 방향으로 이끌어감을 보고 있다.

이러한 기류에서 한글학교의 중요성은 가정에서 행하는 한국문화에 관한 전반적인 교육을 복습하고 도와주며 단체교육을 통해 자신감과 협동감을 심어주는 보조기관인 동시에 특수기관으로 여겨진다. 그런데 한글학교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은 시스템이나 교사, 아이들이 아니라 부모님의 도움이다.

아이들은 어떤 환경에서나 배울 능력과 준비 자세가 되어 있다. 그러나 동기 부여는 부모와 교사와 학교가 되며 그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부모의 역할이다. 시간을 메꾸기 위해서 자녀를 한글학교에 보내거나 또는 라이드 해주는 것이 귀찮아서, 한글학교 만큼 우선순위가 크지 않는 일로 결석 등을 빈번히 시키는 부모들은 오히려 그 자녀에게 한글학교를 우습게
생각하고 학교에서 순종하지 않음으로 다른 아이들에게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다시 한 번 자녀를 한글학교에 보내는 목적을 분명히 해야 한다.

부모가 한글학교에 대한 중요성을 자녀에게 알게 하고 일관성을 가짐과 동시에 중요한 것은 한글학교는 가정에서 이루어지는 한글교육을 돕는 기관이지 완성기관은 아니라는 것을 인식하는 것이다.

학교에서 자음과 모음을 배웠으며 그것을 익히게 하는 것은 부모의 몫이다. 일주일에 한 번 한 시간의 한글교육으로 아이들이 한글을 술술 읽기를 바랄 수는 없기 때문이다. 한글학교에서 한국에 관한 문화나 정서 등의 자료를 아이들에게 소개했으면 그것을 이해하고 맛보며 즐기는 곳은 가정이라고 생각한다.

좋은 동요나 동시, 이야기 등을 가족과 함께 하는 시간이라는 파일로 만들어 보내도 일주일에 한 번도 아이들과 시간을 내어 함께 하지 않으면서 아이에게 한국적인 것을 이해하기를 원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일반 학교의 행사가 중요하면 한글학교의 행사도 중요하고 일반학교의 숙제가 중요하면 한글학교의 숙제도 중요한 것이다. 성공적인 한글학교 교육이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그만큼 한글학교의 특수성과 차별성을 자녀들에게 인식하게 하는 부모의 역할과 도움은 절대적인 것이다.

마지막으로 맺는 말은 미국사회에서 우리 아이들이 잘 자라나는 것은 모든 부모님의 바램이다. 소수계 사람으로 자라기 때문에 될 수 있으면 아이들이 기죽지 않기 위해 교정해야 할 필요가 있는 아이의 행동을 묵과함으로 아이로 하여금 옳고 그른 것의 판단을 할 수 없게 만드는 것 보다, 한국인으로서의 자아에 대한 기를 살려주는 것이 이 사회에서 곧게 성장하
는데 더 큰 도움을 주며 그 한 부분을 한글학교가 감당하고 있음을 감사하며 다른 한 부분이 완성되기 위해 부모의 한글교육에 대한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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