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中 41.4%, 日 16.5%, 韓 15.0%…작년보다 日14.9%p↑, 韓14.8%p↑
▶ 관세율 높은 車와 車부품이 전체 대미 수출서 차지한 비중 큰 탓
▶ 韓 주력 반도체·의약품에도 관세 부과하면 실효 관세율 더 올라
미국의 주요 교역국 중 미국과 사실상 '무역 전쟁'을 치르는 중국을 제외하면 한국과 일본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각종 관세로 인한 부담이 가장 크다는 분석이 나왔다.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는 지난 6월 27일 공개한 '미국의 실효 관세율 모니터' 보고서에서 미국의 올해 한국에 대한 실효 관세율을 15.0%로 추산했다.
미국과 교역량이 가장 많은 상위 15개국을 두고 봤을 때 한국의 실효 관세율은 중국(41.4%)과 일본(16.5%) 다음으로 많다.
실효 관세율은 미국이 특정 국가에서 걷은 관세 총액을 수입 총액으로 나눈 것이다.
피치는 미국이 모든 국가에 부과한 기본 상호관세 10%, 자동차와 자동차부품 관세 25%, 알루미늄과 철강 관세 50%를 반영해 실효 관세율을 산출했다.
한국과 일본의 실효 관세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이유는 자동차와 자동차부품, 철강 등 관세율이 높은 품목이 전체 대미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기 때문이다.
미국은 지난 4월 3일부터 자동차에 25%를, 5월 3일부터 자동차부품에 25%의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철강과 알루미늄의 경우 지난 3월 12일부터 25%를 부과했으며, 6월 4일부터는 50%로 인상했다.
이외의 품목에는 현재 기본 상호관세 10%가 적용되고 있다.
중국의 실효 관세율이 가장 높지만, 다른 나라와 직접 비교하기 적합하지 않은 측면이 있다.
미국이 지난 5월 12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중국과 관세 전쟁 '휴전'에 합의하긴 했지만, 여전히 30%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고 있으며 트럼프 1기 행정부 때 부과한 관세도 지금까지 유지되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나머지 나라는 기본 상호관세 10%와 기타 품목별 관세를 비교적 동등하게 적용받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이 시행되기 전인 2024년에는 실효 관세율이 일본은 1.5%, 한국은 0.2%에 불과했다.
올해 실효 관세율을 2024년과 비교하면 일본은 14.9%포인트, 한국은 14.8%포인트 인상됐는데 이 증가율 역시 중국(30.7%) 다음으로 높았다.
트럼프 관세가 한국에 더 집중적으로 부과되는 이런 현상은 앞으로 더 심해질 가능성이 있다.
미국은 지난 6월 23일부터 냉장고, 건조기, 세탁기 등 가전제품에 사용된 철강에도 50% 관세를 부과하기 시작해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한국 가전기업에 피해가 예상된다.
미국은 25% 관세를 적용받는 자동차 부품의 종류도 늘릴 가능성이 있다.
또 트럼프 행정부는 미국에서 배터리를 생산하는 한국 배터리 기업들의 주요 원료인 구리에도 오는 8월 1일부터 50% 관세를 부과할 예정이다.
미국은 한국의 다른 주요 수출 품목인 반도체와 의약품에도 이르면 이달 말에 관세 부과 여부를 결정할 전망이다.
피치는 미국이 반도체와 전자제품, 의약품에 25% 관세를 부과한다고 가정할 경우 한국의 실효 관세율이 18.7%로 증가할 것으로 추산했다.
이는 중국(37.1%), 대만(22.1%), 아일랜드(20.7%) 다음으로 많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는 미국과의 무역 협상에서 품목별 관세를 낮추는 데 주력하고 있으며 특히 대미 수출 비중이 가장 큰 자동차와 자동차부품의 관세 부담 완화가 필수라고 판단하고 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상호관세는 협상을 통해 인하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히면서도 품목별 관세에서는 타협의 여지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일본의 경우에도 미국과 협상 타결 직전까지 갔으나 자동차 관세 때문에 불발된 것으로 일본 언론에 보도되고 있다.
<연합뉴스>